SK ‘가을 본색’

‘벌떼 불펜’ 위력… 롯데와 사직 2연전 싹쓸이 ‘2위 탈환’

SK 와이번스가 롯데와의 사직 2연전을 싹쓸이하고 막판 순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등 가을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가을 SK’의 진가는 지난 18~19일 롯데와의 사직 2연전에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끌려가고 있더라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전세를 뒤집는 응집력과 위기에서 갑절의 힘을 발휘하는 집중력을 앞세워 팽팽하던 승부의 흐름을 끝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18일 경기에서는 먼저 1점을 내준 채 끌려갔으나 6회와 8회에서 각각 동점과 역전을 이뤄냈다.

19일에는 1-0으로 앞서던 6회말 1사 만루의 위기를 넘기더니 곧바로 상대 실책을 물고 늘어져 2점을 추가해 팽팽하던 승부의 흐름을 돌려놓는 한 수 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역대 구단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한 SK는 올해도 2위에 안착하며 가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됐다.

지난 2007년 2패 후 4연승으로 첫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이래 포스트시즌에서 수차례 명승부를 승리로 이끌고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런 경험이 선수단에 쌓이면서 가을만 되면 집중력이 한 단계 올라가 더욱 강력한 팀으로 바뀐다.

이만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에도 SK는 ‘가을의 저력’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 7월 초순 8연패에 빠져 2006년 이후 처음으로 6위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6년 중 가장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8월15일부터 23일까지 7연승 행진을 벌여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뒤, 9월에는 한 차례 4연승을 포함해 7승1무4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8개 구단 중 5위지만, 9월 들어서는 3.53으로 떨어졌다.

팀 타율 역시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는 0.258로 6위에 머물고 있지만 9월에는 무려 0.286의 고감도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기록만 봐도 9월 들어 완전히 달라진 팀이 된 셈이다.

SK 관계자는 “현재 최정, 박정권, 박재상, 정근우 등 포스트시즌의 키 플레이어로 꼽히는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다”면서 “마운드에서는 박희수와 정우람으로 대표되는 왼손 계투진이 여전히 강력한 ‘벌떼 불펜’의 위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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