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부담에 사납금 올리자니… 가뜩이나 부족한 운전기사 더 줄어들 것” 매출 타격 악순환
수원의 A운수는 다음 달부터 LPG 가격이 대폭 오른다는 소식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뜩이나 운전기사가 부족해 차를 놀려야 하는 상황에서 연료비까지 오르면 매출에 미치는 타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택시 54대를 보유한 A운수는 기사가 부족해 매일 10대 안팎의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 2교대 운행 시 최소 120명의 기사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운전기사가 10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하루 8만원의 사납금을 거두지 못해 입는 손해는 하루평균 160만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매일 45대의 차량을 운행하면서 대당 하루 40ℓ씩 지원하는 연료비가 190만원 안팎으로 ℓ당 220원의 택시사업자 유가보조금을 제하더라도 총매출의 25%를 차지한다. ℓ당 100원만 올라도 한 달 500만원 이상의 연료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A운수 관계자는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고 해서 사납금을 바로 올릴 수도 없고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아무런 지원이나 대책 없이 연료비를 올리면 회사는 사원복지 등을 낮출 수밖에 없고 결국 기사가 또다시 줄어드는 악순환이 거듭될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택시기사도 연료비 상승소식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원 B운수 소속 택시기사 K씨(49)는 “가스 충전비로 매일 2만원 정도를 사용하는데 경기 불황으로 하루 매출은 5만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 달 150만원도 벌기 어려운 마당에 가스비마저 오르면 택시운전 하지 말라는 소리”라고 한숨 쉬었다.
이처럼 LPG 수입가격이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다음 달 국내 유통가도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택시업계가 먹구름에 휩싸였다.
14일 LPG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택시 등 차량 연료로 쓰이는 부탄가스 수입가격이 t당 930달러를 기록, 지난달 대비 15% 이상인 155달러가 오른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차량용 LPG 가격도 ℓ당 최소 2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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