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수 용인문화재단 이사 "포은아트홀 개관, 꿈과 비전 심고파"

“일요일 만큼은 집에 가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두번밖에 못 갔어요”

오는 10월 용인시 최대 공연장 포은아트홀이 개관을 앞둔 가운데 ‘기러기 아빠’인 김혁수 상임이사는 개관 프로그램 준비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3년간 용인문화재단의 1기 사령탑으로서 멋지게 일해보겠다며 서울시 창동에 가족들을 버려두고 용인으로 떠나온 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아내와 딸 민주양(16), 아들 주현군(13), 주상군(12)의 눈을 보며 ‘금요일에는 꼭 집에 와서 주말을 함께 보내겠다’고 했던 약속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지난 3월 출범한 용인문화재단 전체가 소리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0월4일 포은아트홀 개관식을 시작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이문세 콘서트 등 10월부터 올 연말까지 잡힌 공연스케줄만 14개다. 찾아가는 문화사업, 거리아티스트 공연 등 당장에 벌여놓은 사업도 새털같이 많다.

지난 6월 준공된 포은아트홀 개관에 소요될 시운전 기간만 6개월인데 올해는 내년도 사업준비나 하는게 어떠냐고 말한다. 김학규 용인시장조차도 “너무 조급히 생각마라”고 조언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용인문화재단이 지난 5월 3회 추경에서 시에 요청한 예산은 45억원이었지만, 시의 재정난으로 실제 교부된 예산은 3분의1 수준인 15억원에 불과했다. 10억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비를 빼고 나면 실제 문화사업에 쓸 수 있는 돈은 5억원 뿐이라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상임이사는 “사업준비만 하다 해를 넘길 순 없다”며 “일하는 재단, 깨어있는 조직이 되자고 직원들을 채근해 왔는데 올해를 그냥 보내면 내년에는 시범사업으로 흘러가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고 발길을 재촉했다.

이에 그는 당초 출범 100일에 계획했던 비전선포식은 생략하고, 포은아트홀 개관 일정부터 3개월 앞당겼다. 또 예산 중 시설비 일부를 아껴 문화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도 7억원까지 확보해서 10월부터 본격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역내 기업들과 수시로 접촉해 농협·신협, 아모레퍼시픽, 에너지관리공단 등 30여개 기업으로부터 재단 사업 동참 의사를 끌어내기도 했다.

재정이 어렵다지만 김 상임이사는 벌이고 싶은 문화사업이 많다. 향후 문예회관과 여성회관, 마루홀 등 5개 공연장에 대한 시설정비 및 이미지 개선과 함께, 용인시 문화 브랜드를 전국에 알리는 순회공연 기획 등이 그것이다.

그는 “용인시립예술단 운영도 전문예술인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포은아트홀 정기공연을 통해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데 치중하는 한편, 지역예술 단체 지원도 보다 체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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