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꽉 닫힌 지갑’ 錢錢긍긍

도내 유통업계, 명절 앞두고 ‘초특가’ 고객끌기 안간힘에도 매출 안늘어 ‘울상’

불황으로 장기간 백화점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경기지역 유통업계가 역대 최악의 추석을 맞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와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각각 6.1%, 3.5% 줄면서 처음으로 석 달째 동반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의 감소율은 조사자료가 축적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이후에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도내 백화점들은 할인율을 대폭 늘린 초특가 세일과 각종 이벤트로 고객의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작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울상을 짓고 있다.

AK플라자 수원점은 각 층의 이벤트홀과 수원역 대합실 앞 등에서 스포츠 영패션 가을특가 초대전, 아웃도어 가을 파워대전, 잡화 유명브랜드 초특가전 등을 열어 기존보다 70~50% 가량 큰 폭으로 할인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전년대비 특가 행사 횟수는 20%에서 많게는 세배까지 증가했고 특가할인율도 높아졌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0~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가정용품의 경우 지난해에는 크기별 세트상품 판매가 많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특정 사이즈의 단품을 특가로 판매할 경우에만 그나마 판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수원점도 입점해 있던 서점을 최근 폐점시키고 그 자리를 이벤트홀로 만드는 등 할인행사 공간을 늘려 각종 특가 행사를 진행 중이다. 수원점은 ‘가계절약’이라는 문구까지 내세우며 여성복 이월 특가전과 아웃도어 대전을 실시하고 있지만 싸늘한 반응은 마찬가지다.

이날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던 주부 고모씨(38·수원 매탄동)는 “요즘에는 본 매장보다는 매대에서 싸게 파는 상품에만 눈길이 간다”며 “하지만 그마저도 살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하다 내려놓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보통 명절을 앞두고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기 마련인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며 “명절 때마다 대거 채용하던 단기 아르바이트생도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