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외발매소 영업 끝나자 마자 가관…

광명 철산동 경마장외발매소 ‘일탈의 현장’
영업시간 끝나자 ‘우르르’ 고성방가·불법주차 몸살

지난 1일 오후 6시 광명시 철산동 광명경마장외발매소 입구. 발매소 영업시간이 끝나자 이용객 수천명이 건물 밖으로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일대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장외발매소를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은 천차만별. 돈을 딴 사람의 눈가에는 미소가, 돈을 잃은 사람의 얼굴에는 걱정과 수심이 가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곧 일탈로 이어졌다.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꽁초를 던지는 사람부터 길가에 서서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 아무 곳에나 침을 뱉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심지어 한쪽에서는 대낮부터 술판까지 벌어져 고성방가는 물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사람까지 보였다. 주말이면 이런 광경을 어김없이 목격하게 되는 주민들은 이곳을 ‘인간시장’이라고 부른다.

특히 평일에도 사람이 몰리는 광명지역 최고의 중심상권 지역에 장외발매소가 운영되면서 주민들은 주말마다 극심한 교통혼잡과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 온 장거리 손님을 태우려는 일부 택시기사들까지 호객행위를 벌이면서 혼란이 더 심해졌다.

현재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 일대 왕복 6차선 도로에는 500m가 넘는 불법주차 행렬이 이어진다. ‘주차금지’간판과 불법주정차 단속 CCTV도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고, 이 날도 어김없이 불법주차 행렬이 이어졌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 안까지 장외발매소 이용 차량들로 가득 차 주민들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리를 찾아 헤매는 어이없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상황이 이런데도 발매소 측은 여전히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은 채 이용객들의 개인적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민 여론만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부 L씨(52·철산동)는 “경마장 이용객들이 도로변은 물론 아파트 주차장까지 들어와 불법주차를 하고 있지만, 발매소와 시에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꼼작도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양기대 광명시장은 “발매소가 적절하지 못한 곳에 자리해 민원이 끊이지 않는 만큼 타 지역으로의 이전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명=김병화기자 b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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