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판매’ 없던 일로… 속타는 농심

道·농협, 태풍 볼라벤 피해 과수농가 돕기 나섰지만 과육상태 나빠 중단

경기도와 농협이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줄이고자 대대적인 낙과 판매운동에 나섰지만 낙과 상태가 좋지 않아 운동이 무산,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잠정 집계된 도내 과수농가의 태풍 피해면적은 총 1천852ha로 2천500여 농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배 농가 피해가 가장 커 경기지역 배 재배면적 3천600ha의 46.4%에 이르는 1천670ha에서 과수 낙과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복숭아 농장 피해규모는 전체(970ha)의 14.1%인 137ha, 사과는 전체(360)의 12.5%인 45ha로 낙과율은 20~50%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농협이 주관해 ‘범도민 낙과 팔아주기 운동’을 계획했지만 낙과의 과육 상태가 좋지 않은 등 판매가 어려워 운동이 중단됐다.

여주에서 사과나무 7천500주를 재배하는 L씨(53)는 “이번에 태풍으로 떨어진 홍로는 9월 중순이 수확기로 아직 맛이 덜 들어 싼 값으로도 판매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태풍 ‘덴빈’이 북상한다는데 판매는 고사하고 피해만 더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한숨쉬었다.

이처럼 배, 사과 등이 수확기를 2~3주 앞두고 태풍 피해를 입은데다 경기지역의 경우 남부지방에 비해 과실 생육시기가 늦어 낙과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임명순 한국과수협회 회장은 “경기도에서 재배되는 배의 경우 나주 등 남부지방에 비해 보름이상 늦다”며 “당도가 낮아 쥬스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으로 다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낙과판매를 통해 과수농가를 도우려 했지만 낙과 상태가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운동을 중단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피해 농가가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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