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과 파도가 해안가를 휩쓸면서 오랜 세월을 거쳐 모래언덕이 생겼다. 수년전 이 사구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타클라마칸 사막이나 고비사막을 여행한 나로서는 신비로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은 그때의 커다란 모래 구렁은 볼 수가 없고 온통 다양한 식물로 뒤덮인 초원이 되었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 그때 난개발이 되고 사구가 파괴될 것을 우려한 것이 불행히도 현실이 되었다. 해안의 벼랑도 사라지고 거대한 모래언덕은 마치 풀씨를 뿌려놓은 듯 잡초로 뒤덮였다. 하지만 지천에 해당화가 피어 있고 풀밭엔 방아깨비들이 세상모르고 뛰어다녔다. 바닷가 모래사장은 열사병 환자처럼 신열에 헐떡였지만 해수욕장은 벌써 열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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