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나들이]리틀 시카고

특별한 환경속 속깊은 열두살 아이의 성장이야기

2007년 만 스물다섯의 나이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정한아가 두번째 장편소설 ‘리틀 시카고’(문학동네 刊)을 냈다.

‘리틀 시카고’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아빠와 살고 있는 열두 살 선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읽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자기 앞의 생’의 모모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 ‘새의 선물’의 진희 등이 또래보다 특별했던, 그리고 조금 더 속이 깊었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계보를 잇는다.

이야기 속엔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른보다 더 속 깊은 아이로 자라는 시간이 녹아 있다. 게다가 ‘리틀 시카고’엔 그 독특한 공간으로 인해, 선희를 그 누구보다 더 특별한 아이로 만들어주고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한 달 동안 기지촌 클럽에 위장취업까지 했다.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인간은 실패가 아니고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춘기 우울하고 절망하던 시절 저를 일으켜 세운 게 소설이었어요. 그래서 빛을 얘기하고 싶어요. ‘인간으로 살고 있어서 참 좋다’, 이런 소설을 쓰는 게 제 바람입니다.”

첫 소설집을 묶은 후, 정한아는 어느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었다. 소설 속 문장처럼, 사람과 사람의 눈이 마주칠 때, 그것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담고 있을 때, 거기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모든 빛에는 소리가 없듯이. 한 빛이 다른 빛을 만나 하나가 되듯이 말이다.

이제 갓 서른이 된 작가는 두번째 장편소설 ‘리틀 시카고’에서 지금 현재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놓았다.

한편 건국대 국문과 재학 중 대산대학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작업실에 머물려 직장인과 똑같이 출퇴근 시간을 정해 놓고 글을 쓴다고 한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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