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 이어 9월 에더블국제학교 개교하는 이우영 (재)글로벌에듀 이사장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볼 때 진정 사는 맛을 느낀다는 천상 교육자, (재)글로벌에듀의 이우영(55) 이사장.
대학에 가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교육을 통한 직업훈련을 시작으로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이사장은 특성화된 전문학교 3곳을 포함해 영어마을 2곳과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영어마을이 활성화되기 이전인 1995년에 영어마을을 최초로 설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인천시 서구에 2만평 규모로 들어서 있는 인천영어마을은 2006년부터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원어민 영어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실무중심 교육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일생을 바친 실무교육과 체험교육이 총제적으로 녹아 있는 국제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9월 초 개교하는 ‘에더블국제학교(Edible International Academy, EIA)’는 미국과 국내 초등과정을 동시에 이수할 수 있는 아시아 최초 프리미엄 자연주의 교육기관으로 대한민국 교육에 새로운 지표를 제시할 것으로 주목된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교육의 어두운 단면을 알게 됐다. 당시 공부하는 학생 중 30% 안팎만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나머지 70%는 공부를 못했다는 비난을 받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것은 올바른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
업무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직업교육을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대학에 가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다른 교육, 즉 직업교육을 해 그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귀국 후 글로벌에듀의 전신인 팔봉전산원을 설립, 대학에 가지 않은 학생들에게 컴퓨터교육을 하며 그들의 진짜 꿈을 찾아주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
직업교육에 힘쓰던 내가 뜬금없이 영어마을을 설립하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1980년대에 직업훈련원 2년 과정을 졸업해도 우리나라에선 학위로 인정을 안 해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대학을 들어가는 학생들이 많았고, 그게 안타까워서 미국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무작정 미국으로 날아갔다.
팔봉학생들이 학점을 인정받고 미국 학교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목표였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아 미국 내 대학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결국 노력이 결실을 보아 남유타 대학, 캘리포니아, 힐드 칼리지, 뉴욕주립대학 등 미국대학과 교육교류협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또 한 번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문제였다. 소통이 안 되니 유학을 간 학생들이 너무 힘들어했고 그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1995년부터 1997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초의 합숙형 어학연수원을 설립해 영어교육을 했다. 이것이 현재 인천영어마을의 모태가 됐다.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영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영어를 배우고자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 등 해외연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높은 비용부담과 안전문제는 항상 뒤따르는 숙제로 남아 있다. 또 외국 어학원의 커리큘럼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인천영어마을은 이런 염려를 불식시키고자 체험·실무 위주의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공항, 은행, 병원 등 다양한 체험시설에서 원어민 교사들과 함께 외국여행을 하듯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문화교육공간이다.
특히 4박 5일 Dream Planet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직업, 생활, 문화체험과 단체 활동으로 이뤄져 있다. 직업체험은 소방관, 군인, 운동선수 등 총 12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생활체험은 비행기, 공항, 은행, 호텔 등 실제와 같이 구성된 체험시설에서 생동감 있는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인천지역 초등학교 4~6학년이라면 교육비 총 38만원 중 시에서 26만원 지원받아 총 12만원으로 흥미롭고 효과적인 체험 영어를 경험할 수 있다.
또 저소득층 학생은 별도의 참가 신청 없이 학교의 추천공문으로 입소할 수 있고, 시로부터 교육비 전액이 지원된다.
2010년 처음 영어를 배우러 인천영어마을을 방문한 러시아, 일본 학생들이 이후 꾸준히 영어연수를 받으러 오고 있다.
인천영어마을만의 체험식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멀리 영어권 나라로 영어연수를 떠나지 않아도 효과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또 한류 바람으로 한국 학생과의 교류와 문화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글로벌캠프의 러시아, 일본 학생들은 여름방학캠프에 참가한 한국 학생과 함께 영어를 배우고 있으며, 8월 중순까지 교육받을 예정이다.
2006년 개원 이후 지금까지 체험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영어실력 향상뿐 아니라 자신감에 찬 학생들을 볼 때마다 학생들에게 맞는 체험형식의 맞춤형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러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한국 학생들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학생에게도 체험의 기회를 제공, 전 세계인이 영어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
에더블 국제학교(Edible International Academy, EIA)는 기존 국제학교와는 다른 점이 많다.
일단 우리 아이들이 국내 초등교육과정을 포기하지 않고도 미국 초등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명문학교인 Fairmont Private Schools와 교육협약을 통해 그들과 같은 커리큘럼을 이수하게 된다. 2주간 진행되는 방학집중과정은 이 학교에서 이수하고 인천영어마을에서 주말 출석교육 및 평일 화상수업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연간 1천 시간의 미국초등학생과 같은 수준의 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
또 에더블 국제학교는 아시아 최초로 Edible Schoolyard Project(ESY)에도 가입이 돼 있다. ESY가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할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학생들이 밭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고 그 재료를 활용해 본인들의 점심을 먹는 것이다. 단순히 심고 먹는 것을 떠나 그 과정에 수학, 영어 등의 커리큘럼을 접목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직접 만지고 생각하는 교육을 할 수 있게끔 한다. 결국, 학교밭과 학교주방이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교실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매끼 유기농 식사를 할 수 있고, 음식에 대한 고마움도 배울 수 있게 된다.
또 학년 말에는 에더블 국제학교는 물론 Fairmont Private School에서 미국 초등교과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수료증을 받게 되는데 이 또한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글로벌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유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언젠가는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등으로 유학을 떠날 때 SSAT, SAT, GRE, GMAT 등이 필수적인데 이에 필요한 영어단어와 표현들을 초등과정부터 이수함으로써 기초를 탄탄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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