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검은숲’이 펴내기 시작한 ‘엘러리 퀸 컬렉션’의 재미 중 하나는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독자에의 도전’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읽은 부분에서 내가 수많은 정보를 제시해 놓았으니 “이제 범인을 맞춰보라”는 것. 물론 책을 읽으면서 범인을 머리 속에 그리기는 하지만 막상 도전을 받고 나면, 심호흡을 하게된다.
최근 들어 다양한 추리소설 시리즈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최근작은 민음사가 펴내는 ‘펄프’ 시리즈다. ‘펄프’는 스릴러와 서스펜스, 금융소설 등 30∼40대 남성 독자들을 본격 공략하는 시리즈물이다.
‘단테클럽’으로 팩션 붐을 일으킨 매튜 펄의 작품으로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죽음과 그가 남긴 유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디킨스의 최후’ 등 4권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문학동네의 ‘팡 토마스’ 시리즈도 시리즈 1권 ‘팡 토마스’에 이어 두번째 권 ‘쥐브 대 팡 토마스’가 나왔다.
피에르 수베스트르, 마르셀 알랭 두 사람이 1909∼1011년 사이에 무려 32권을 써낸 ‘팡 토마스’ 시리즈는 완전 범죄를 일삼는 팡 토마스와 그를 쫓는 형사 쥐브, 신문기자 팡도르가 펼쳐나가는 이야기다. 앞으로 ‘죽은자가 살인한다’, ‘심야의 삯마차’ 등이 출간 되며 뱅상 카셀·장 르노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중이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알렉스’는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으로, 국내 첫 출간작이다. 한 젊은 여성이 괴한에게 납치된 후 알몸으로 허공의 새장에 갇히는 사건을 시작으로, 카미유 베르호벤의 수사와 끔찍한 연쇄살인이 번갈아 보여진다.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도 사후 20년 만에 한국팬들을 만난다. 북스피어와 모비딕 두 출판사는 같은 판형과 표지로 ‘세이초 월드’ 시리즈 27편을 소개하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사회파 미스터리’를 만들어낸 세이초의 작품 1천편 가운데 36편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436편이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로 꼽힌다.
세이초 월드의 시작을 알린 ‘D의 복합’은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설화를 살인 사건과 연결시켰으며, ‘짐승의 길’은 평범한 여성의 삶을 통해 악의 근원을 밝힌 소설이다.
주인공의 이름이자 사촌지간인 저자 맨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의 필명을 시리즈 제목으로 삼은 ‘엘러리 퀸 컬렉션’은 이른바 ‘국명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등이 팬들을 만났고 7월 들어 ‘샴 쌍둥이 미스터리’와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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