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천국의 정원, 외도 보타니아

태풍을 만난 한 낚시꾼의 하룻밤 피신처가 오늘날 외도 보타니아가 되었다. 그는 이 섬을 3년에 걸쳐 사들여 두고 온 북녘 고향을 그리며 일구었다고 한다. 척박한 섬은 변모를 거듭해 조각 공원과 식물의 천국이 되었고, 서양식 정원은 요정들의 집처럼 아름다웠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명소가 된 이 섬은 끊임없이 오가는 배와 관광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댔다. 하지만 평생을 바친 이 섬을 두고 주인은 떠났다. 그의 부인 최호숙님의 추모시 한편이 조각공원에 새겨져 내 마음을 적셨다. 죽음으로 인한 영원한 이별은 누구에게나 이토록 슬픈 일인 것 같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삼지창처럼 뾰쪽 솟은 해금강도 멋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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