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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호 칼럼] 국립자연사박물관, 화성시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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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호 칼럼] 국립자연사박물관, 화성시가 제일 좋다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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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계힉은 1995년 김영삼 정부 당시 수립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는 지적이 나와 김 대통령이 박물관 건립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1996년 당시 정부가 수립한 자연사박물관 규모는 건축부지 33만㎡, 건축 연면적 10만㎡에 표본수집비 3천20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6천500억원으로 세계 2위 규모로 2020년까지 짓는다는 내용이었다.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예비타당성도 이뤄져 경기도와 화성시가 2008년부터 발빠르게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전을 펼쳤다. 인천시와 강화군도 뒤질세라 뛰어 들었다. 서울 용산구, 노원구, 전북 남원시도 가세했다.

유치전에 공 들이는 지자체들이 나름대로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은 화성시가 최적지다. 우선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엔 2000년 천연기념물 414호로 지정된 483만평의 공룡알 화석지가 있다. 2008년엔 전곡항 일대에서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가 발견됐다. 화성시는 이를 토대로 캐릭터 개발이 한창 진행 중에 있고, 공룡알 화석지 방문자센터 등을 운영하며 우리 공룡의 역사를 알리고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화성시가 최적지

경기개발연구원이 진행한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예비타당성 용역 결과에서도 최적지로 평가됐다.

특히 화성시는 미국 스미소니언재단, 영국 및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과 MOU 체결 등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 및 연구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지질, 동물, 식물을 포함해 생명의 탄생에서 인류의 진화까지 지구의 역사와 자연 전체를 주제로 다루며 크게 교육과 전시, 그리고 무엇보다 심오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당연히 공론을 거쳐 대통령이나 총리가 발표해야 할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지난 5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박물관 단지에는 대통령기념관·국립도서관 본관·디지털박물관·건축박물관이 입주하며 자연사박물관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당치 않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희망한 전국의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한 타당성 조사도 없었고, 세종시가 국립자연사박물관 입지로 적합한지를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천혜의 자연환경

제대로 된 공룡뼈 하나를 사들이는 데만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이 든다. 국립의 위상에 걸맞는 콘텐츠를 세우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수집기간과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대규모 국책사업을 5개 부처 차관급이 모여 결정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체부가 만든 국립자연사박물관 자문단의 한 위원이 “세종시로 결정됐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문체부로부터 연락받은 것은 없다”는 말에서 읽혀지듯이 자문단과의 상의도 없었다.

경기도 특히 화성시의 반발은 당연하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한 화성시민 서명운동은 1차로 5만명을 넘어섰다. 화성시는 2차 서명운동에 들어갔고 최소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달 23일 부터는 채인석 시장이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시작으로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등을 위해 23일간의 국토 도보종단 ‘시위’에 나선다. 채 시장은 “편리한 교통망과 공룡알 화석지, 생태공원 등이 있는 화성시가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의 최적지”라고 자신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 6월 청와대와 문체부에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건의문’을 보냈다.

앞으로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지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 혹 세종시로 확정된다면 승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체부가 세종시 박물관단지 조성계획에 슬그머니 끼워넣은 것은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보인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선물’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의 해명이 요구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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