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초보中企 “서류부터 막막…”

업체 상당수 관련분야 전문 인력·체계 부족 FTA 발효 등 판로 확대기회 활용못해 ‘한숨’

김포의 캠핑장비업체 A사는 최근 미국 바이어에게서 수출 요청을 받았지만 영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계약까지 이르지 못했다.

설립된 지 5년째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내수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매해 매출액을 50~70%씩 올려 왔지만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A사 대표 S씨는 “수출비즈니스를 담당할 인력은 물론 체계조차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출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수원의 제조업체 B사 역시 한·미FTA 발효 후 미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원산지증명 등 복잡한 절차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세혜택을 받으려면 수출 품목이 한국산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요구하는 항목이 다양하고 조건이 까다로워 서류작성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업팀 과장 P씨는 “수백 가지 부품의 원산지와 비율, 출고날짜와 양까지 기입하라는 것은 수출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며 “이제 막 수출을 시작하려는 업체에게는 지나치게 어려운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소기업 상당수가 수출관련 전문인력 및 체계를 갖추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EU,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수출길이 확대됐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FTA 실질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은 형편이다.

2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 등에 따르면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수출초보기업의 경우 바이어와의 수출비즈니스 시 의사소통과 시장조사, 해외전시회 등 마케팅 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의 2009년 수출중소기업 애로유형 조사 결과 해외마케팅이 41.1%로 가장 높았고 시장정보부족이 17.5%, 수출절차상의 애로가 16.8%, 무역금융 애로 9.9%, 전문인력부족 7.4% 순으로 확인됐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 FTA 발효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300곳 중 효과 체감 업체는 34%에 그치는 수준이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수출을 늘리고 FTA를 활용하려면 담당인력과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이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지원사업은 물론 유관기관의 지원사업을 살펴보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