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시장에 ‘에어컨’ 동났다

불볕더위에 구입문의 쇄도… 매장마다 “물건 없어 못 팔아”

불황에 불볕더위까지 이어지면서 중고 에어컨의 인기가 급증해 경기지역 중고가전제품 매장마다 에어컨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일 도내 중고가전매장 등에 따르면 수원 권선동의 리사이클 매장에는 요즘 에어컨 문의전화가 하루에 10여통씩 쏟아지고 있다.

통상 6월에서 7월 중순까지 에어컨 판매가 집중됐던 것과 달리 최근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자 늦게라도 에어컨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벽걸이는 이미 다 판매됐고 스탠드형만 두 대 남아있다”며 “에어컨을 사고 싶은데 2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때문에 망설이던 고객들이 중고매장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고 매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2005년식에서 지난해 출시된 모델까지로 시중가보다 절반에서 3분의 1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주부 홍모씨(42)는 “거실에 에어컨이 있지만 요즘 너무 더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안방에 놓을 에어컨을 사려 한다”며 “새 제품을 구입하자니 가격이 부담스러워 중고제품을 알아보러 나왔는데 적당한 에어컨이 없다”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성남 야탑동이나 화성 동탄신도시, 용인 성복동 등의 중고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는 크게 늘었지만 물량이 조기에 소진돼 팔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 중고가전제품 매장 관계자는 “보통 에어컨을 신형으로 바꿀 때나 이사를 할 때 중고품을 내놓는데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 이사도 많이 줄고 에어컨을 바꾸려는 사람도 없어 공급량 자체가 부족하다”며 “팔려는 사람은 없고 사려는 사람만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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