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대남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격의 순간
“너무너무 장한 우리 아들 대남아. 정말 고생 많았다. 그리고 사랑한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kg급 결승 경기가 열린 2일(한국시간) 정오께 수원시 영화동에 있는 송대남 선수 부모님의 집. ‘대한의 아들’ 송대남(34·남양주시청)이 화려한 한판 기술로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자, TV앞에서 ‘황금빛깔 송대남’을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30여명의 가족과 친지들의 입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아들이 겪어야 했던 마음고생과 남몰래 흘렸던 눈물을 너무나도 잘 아는 송 선수의 어머니 강칠순씨(64)는 아들의 얼굴이 나오는 TV 앞에서 오열에 가까운 ‘폭풍 눈물’을 쏟아냈고, ‘올림픽 금메달의 기적’을 만들어내기까지 동생이 흘렸던 땀방울을 지켜본 누나들의 두 뺨에도 ‘감격의 눈물’이 흘러 내렸다.
침착한 표정으로 말없이 경기 장면을 지켜보던 아버지 송현진씨(72)와 매형들도 송글송글 눈물이 맺힌 채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삼촌이 금메달을 딴 사실이 마냥 기쁘기만 한 조카들은 팔짝 팔짝 뛰며 만세를 불렀다.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송 선수의 어머니 강칠순 씨는 “대남이가 출국하기 바로 직전에 돌아가신 대남이의 작은 아버지가 어제 꿈에 나타나 ‘형수, 걱정하지마. 대남이 금메달 딸거야’라고 말했는데 그게 정말 실현될 줄 몰랐다”라며 “아들이 오는 대로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실컷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송현진씨도 “그동안 대남이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좋은 날이 오려고 그랬나보다”라며 “정말 장하다”라고 말했다.
송대남이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kg급에서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 그 자체였다. 화성 장안초등학교 3학년 때 도복을 입은 송대남은 경민중·고와 청주대를 거치는 동안 줄곧 1인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유도 천재’다.
하지만 -81kg급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키던 지난 2008년, -73kg급에서 체급을 올린 ‘후배’ 김재범에게 올림픽 출전을 내주는 아픔을 겪게 되면서 시련은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이었기에 또 우세를 가리기 힘들만큼 팽팽한 승부 끝에 당한 판정패였기에 아쉬움은 너무도 컸다.
1달 여만에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도복을 고쳐 입은 송대남은 이후 -81kg급에서 김재범과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송대남은 또다시 김재범에게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양보한 채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을 복원하는 대수술을 2차례나 받아야 했다.
은퇴를 생각할 만큼 힘든 시련이었지만 송대남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32살의 늦은 나이에 체급을 올리는 모험을 감행한 송대남은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6개월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사에 권유를 뿌리치고 2개월만에 훈련에 돌입했다.
이후 상상을 뛰어넘는 훈련을 거듭한 송대남은 결국 대 수술을 받은 지 5개월만에 치른 2차례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결국,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적’을 일궈냈다.
박민수기자 kiryang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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