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ㆍ베트남 수교 20년… 경기도 속 양국의 오늘

피를 흘린 과거 딛고 피를 나눈 형제로…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지난 1992년 12월 수교 이래 양국은 놀라운 교류와 협력의 관계를 통해 기대 이상의 우호증진을 이끌어 냈다.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240억 달러를 기록해 베트남의 2위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게다가 한류열풍으로 우리나라에 더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고무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한국에 사는 베트남인은 약 10만 명. 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다문화 가정을 꾸리거나 산업체 근로자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내에도 전체 38만여 명의 외국인 주민(2011년 기준) 가운데 10%에 달하는 3만5천여 명의 베트남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22만여 명(58%)이 거주하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경기도는 물론 수원시를 비롯한 도내 6개 지자체가 베트남과 우호협력을 체결하거나 자매도시를 맺는 등 활발한 교류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류 타고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

2009년 경기도·베트남 응에안성(Nghe An) 우호협력 체결

경기도는 지난 2009년 5월 베트남 북중부에 위치한 응에안성과 우호협력을 체결했다. 인구 316만명의 응에안성과의 우호협력은 2008년 당시 베트남 농림부 차관이 경기도를 방문해 요청함에 따라 체결됐다.

경기도는 지난 3년간 응에안성과 다양한 교류를 추진해 왔다. 도는 응에안성에 농업분야에 대한 선진 농업 기술을 교육하는 한편, 농촌개발을 통해 현재 경제적 발전 토대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베트남 북중부농업과학원 관계자들이 경기도를 방문, 경기도의 농업기술 개발과 기술보급 시스템을 연수했으며, 화훼유통센터와 보급종 종자생산시설 등을 견학했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가 응에안성을 방문, 한국형 표준 비닐하우스 2동을 설치해줘 고품질 난과 백합 재배를 통해 농민 기술전수의 장이자, 고품질 채소생산 하우스로 활용토록 했다.

도는 또 응에안성 농촌개발을 위한 시범마을로 선정된 빈(Vinh)시 박께자이 마을에 경운기와 보행 이앙기, 수동볍씨 파종기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는 지난 2010년 응에안성의 농촌개발을 위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해 비가림하우스 설치와 각종 농기계를 지원했으며 응에안성의 농업전문가를 국내로 초청, 약 2주간 토양분석 및 쌀 품질분석 등을 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베트남 북부 탕와이현 농촌지역 중학교에 2개의 도서관을 개관, 신간도서를 보급해 주는 등 주민과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탕와이현은 각종 건물의 노후화와 도서관리 시스템 및 전담 사서의 부재 등으로 학생들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던 곳으로 도의 협력사업으로 갈증이 해소된 것. 이러한 도와 응에안성 간의 교류로 베트남 측은 농업생산력 향상과 농촌개발 촉진은 물론 앞으로 경기도와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선 시·군도 베트남 각 도시와 활발한 교류

수원과 남양주, 화성, 안산, 의정부, 오산 등 도내 6개 지자체는 각각 베트남 도시와 자매교류를 맺고 도시 간 활발한 교류를 해 오고 있다.

먼저 수원시는 지난 2004년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자매도시를 맺은 이래 8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왕래해 오고 있다.

올해만 해도 수원시 국제교류센터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지난 2월 베트남 하이즈엉성 콘손-키엔박 축제에 초청돼 각종 업무에 대해 협의를 벌였으며, 지난 4월에는 하이즈엉성 탁구팀의 내년도 상반기 전지훈련을 자매도시인 수원에서 실시하는데 합의했다. 또한, 8월부터 하이즈엉성 탁구선수 1명을 1년간 수원에서 위탁훈련시키기로 했다.

지자체·베트남 도시 활발한 교류 통해 ‘윈윈’

지난 2005년 응에안성 빈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남양주시도 주기적으로 응에안성 빈시를 방문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4월 빈시에 있는 루로이 중학교 장학생에게 20대의 자전거를 전달했으며 쇼핑센터를 방문, 관내 유통·제조업체의 한국제품 판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벌였다.

또한, 더욱 활발한 경제 교류를 위해 실무협의단을 구성, 논의하고 관광지 개발 등 투자유치에 관해 실무 협의 후, 빈시에서 투자유치단을 구성해 방한하면 적극 후원하기로 했다. 이러한 보답에 빈시의 주요 인사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경제인 투자관련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화성시는 지난 2004년 푸토성과 자매교류를 맺었다. 지난 5월에서 6월 푸토성 주요 인사는 화성시를 방문해 무역 상담과 관련 업체를 방문했으며 베트남 8개사와 화성시 소재 14개 기업이 모두 29건의 무역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양 도시간 민간교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각 도시와 자매도시 및 자매결연을 맺은 경기지역 지자체들의 활발한 교류로 이들 베트남 도시들은 한국의 도시들을 단순한 자매도시라고 생각하지 않고, 피를 나눈 형제처럼 생각하는 등 양 도시 관계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교육과 문화, 더 나아가 도시환경과 의료시설 등을 시찰하면서 베트남 각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 _ 권혁준 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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