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변액보험 수수료 수천억원 '꿀꺽'

자산운용사比 최대 80%↑ 수수료 부가, 소비자들 피해

노후준비 및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변액보험과 관련, 생명보험사가 지나치게 높은 운용보수를 매고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수수료 수천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명보험업계가 변액보험의 사업비를 최대 14.1%까지 부가, 수탁보수, 운용보수 등 추가수수료에 대해서도 펀드·주식형펀드·채권형펀드 등 자산운용사보다 많게는 80% 이상 높게 매기면서 수수료 차익을 챙겨왔다고 1일 밝혔다.

이와 함께 감사원의 특별 감사결과 생명보험사가 변액보험 특별계정의 운용보수를 자산운용사 운용보수보다 높게 책정한데다 관리보수와 투자일임보수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운용수수료 9천33억원 중 쓰고 남은 6천892억원을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보험사에서 챙긴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23개 생명보험사의 보수집행실태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주식형, 채권형, 단기금융형 등 전체 펀드 233개 중 국내형 공모펀드 가중평균 수수료를 넘어선 펀드가 914개로 87%를 차지해 보험사가 자산운용사보다 전체적으로 보수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에서 판매하는 국내 공모펀드 주식형 수수료율은 0.678%인 반면 변액보험 수수료는 1.030%로 0.35% 높고 채권형은 국내형 공모펀드 수수료율이 0.182%인데 반해 변액보험은 0.42%로 0.24% 높게 책정돼 있다.

변액연금보험의 평균 수탁·운영보수는 주식형 0.77%, 채권형 0.4%, 혼합형 0.55%로 주식형은 대한생명 V플러스변액연금이 1%로 보수 부가율이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업계는 또, 변액보험 수수료를 보험사에 속하는 관리보수와 자산운용사에 속하는 투자일임보수로 나누지 않은 채 운용보수로 통합 공시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투자일임보수 절감액을 보험사에 지급,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징수한 운용보수 9천33억원 중 76.3%인 6천892억을 부당하게 챙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변액보험 특별계정의 경우 투자에 따른 위험과 운용보수를 모두 보험계약자가 부담하고 있지만, 보험업 감독규정상 운용보수나 수수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보험사마다 임의로 운용보수와 수수료를 정하면서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무관리보수 등은 모든 보험사가 통일해서 공시해야 함에도 7개 보험사는 사무관리보수 76억 원을 운용보수에서, 16개 보험사는 사무관리보수 138억원을 수탁보수에서 지급하는 등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관리부실과 생명보험사의 욕심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운용보수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공시토록 하고 그동안 보험사가 과도한 운용보수 수익으로 취해온 부당이익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자에게 모두 돌려주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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