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맥주값 인상 → 분식점·호프집으로 ‘도미노’ “원가 압박 더이상 못버텨”… 서민 시름만 깊어져
수원 A호프집은 다음 달부터 병맥주 가격을 500원 올린 4천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A호프집은 500㎖ 한 병당 1천700원대에 들여 오는 병맥주를 3년째 올리지 않은 채 3천500원에 판매해 왔지만,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등이 줄줄이 오르면서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아예 공급되는 맥주값까지 오르면서 원가압박을 견디기 어렵게 됐다.
A호프집 업주 이모씨는 “그간 맥주 값이 오르지 않은데다 100원, 200원씩 올릴 수 없어 인상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하이트맥주를 시작으로 맥주 값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임에 따라 맥주 값을 15%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값을 4년째 올리지 않은 용인의 B분식점도 이번에는 값을 20% 안팎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분식점에서 취급하는 S라면의 도매가격이 지난해 한 상자(30봉) 1만6천원대에서 1만7천500원으로 5% 이상 올라 하는 수 없이 그동안 유지해 왔던 라면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
업주 김모씨는 “한 봉당 30~40원만 올라도 한 상자당 추가비용으로 1천원 안팎이 소요되는데 한 달이면 5~6만원은 훌쩍 넘어선다”며 “판매가가 소액인데다 서민 음식이라는 인식 탓에 가격을 유지해 왔지만 라면 값이 또 오르면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면, 맥주 값 인상으로 분식점 및 호프집 등에서 판매되는 음식과 주류 가격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8일부터 맥주 500㎖ 출고가를 1천19원에서 1천79원으로 6% 안팎으로 인상했고, 삼양식품은 다음 달 1일부터 삼양라면의 가격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올리는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6개 품목에 대한 값을 5~10% 인상할 계획이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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