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입는 것부터 줄이자” 겨울 옷ㆍ재봉틀 특수

먹고 사는 것보다 입는 것을 가장 먼저 줄이는 불황의 특성으로 한여름에 겨울 옷을 온라인으로 싸게 구입하거나 재봉틀로 직접 의류를 수선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온라인몰은 브랜드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진행하는 이벤트행사에서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파격 할인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 할인까지 추가하면 20만3천원짜리 거위틀 재킷을 72% 할인된 5만6천600원에 살 수 있다.

온라인 전용 쇼핑몰인 롯데닷컴에서도 가죽재킷과 다운패딩, 코트 등 이른바 ‘역시즌 상품’ 판매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주간 최고 인기 상품에는 6만6천150원짜리 ‘캐시미어 라쿤 코트’(털모자 달린 코트)가 올랐다.

작년 겨울부터 유행이 번진 이 제품은 겨울에 사면 15만원 안팎에 구입해야 한다.

백화점 등의 매장을 꺼리는 주부들의 끌어들이려고 롯데닷컴은 ‘아동 겨울 상품기획전’을 마련하고 방한화와 다운재킷을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내놓았다.

CJ오쇼핑은 지난 6일 겨울 털 코트를 할인하는 ‘송지오 퍼 베스트’ 방송에서 예상치 못한 4천건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오픈마켓인 옥션에는 다시 재봉틀 수요가 일고 있다.

쪼들리는 가계 때문에 새로 구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옷이나 구두를 리폼해 착용하기 위해서다.

옥션에서는 4~6월 의류 리폼에 필요한 재봉틀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이 기간 단추, 지퍼 등 의류 부속 자재 판매량도 64% 늘어났다.

바짓단을 줄이거나 박음질 등은 수선센터에 가지 않고 10만원 미만의 재봉틀이나 미니 미싱기를 이용해 집에서 하려는 목적이다.

재봉틀 등 리폼 관련 제품은 리먼사태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2008년 옥션에서 인기 1위에 선정됐었다.

G마켓에서도 바짓단을 줄이거나 남는 천 조각을 활용해 주머니를 만드는데 유용한 6만원대의 ‘전동 미니 핸드미싱’이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재봉틀 같은 추억의 상품과 의류 역시즌 상품 외에도 남은 음식을 줄이기 위한 소포장 상품이나 외식 대신 집에서 해먹는 반조리 식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알뜰 성향에 맞춰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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