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책으로 힐링해 볼까?

요즘은 ‘힐링’이 대세인 듯하다. 베스트셀러 상위에 오른 책들도 대부분 힐링·치유와 관련된 것들이고, 텔레비전에서도 그런 프로가 각광을 받는다. 심신의 피로를 재충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여름 휴가, 마음을 달래줄 책 한 권을 들고 떠나는 바캉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 태연한 인생 (은희경 著, 창비 刊)

사랑과 상실과 고독에 대한 문장들이 빛나는 은희경의 신작 장편소설. 냉소적이고 위악적인 소설가 요셉과 신비로운 여인 류, 그들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때 요셉을 열렬히 사랑했지만, 마지막 한 걸음 앞에서 그를 떠났었던 류.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는 퇴락한 작가인 요셉에게 예술가들을 다루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과거의 제자 이안이 찾아온다. 이안은 영화를 통해 과거 요셉의 추문을 폭로하는 복수를 계획하고, 요셉은 이안을 경멸하면서도 그를 통해 류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영화 출연을 결심한다.

자신을 포함한 타락한 세계를 향해 던지는 요셉의 독설은 날카로우면서도 씁쓸한 연민을 자아내고, 언뜻 드러나는 류의 서사는 이야기를 서정적인 색채로 물들인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관계를 통해 매혹과 상실, 고독과 고통, 오해와 연민 등에 대해 탐구한다. 우리 시대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들로 펼쳐지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값 1만2천원

■ 방황해도 괜찮아 (법륜 著, 지식채널 刊)

이 책은 인생 앞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민거리에 두려워하고 절망스러워하는 청춘들을 위해 저자가 전하는 인생 해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취업의 문이 더없이 좁아진 지금, 행정 고시나 사법고시는 물론, 공무원 시험이나 교사를 선발하는 임용 시험과 언론사 취업을 위한 입사 준비 시험 역시 당첨될 확률보다 떨어질 확률이 훨씬 높은 복권과도 같다고 이야기하며 한 번 도전할 때 온 힘을 기울이고, 두 번까지는 도전하되 그 이상의 무모한 도전은 낭비라고 말한다.

자칫하면 공부가 직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고군분투 공부한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일을 찾을 것을 강조한다. 또 결혼만 하면 저절로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네가 함께 노력으로 행복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틀리고 몰라서 다른 길로 돌아가고 실패하고 방황하는 이 모든 것이 인생의 연습이라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값 1만3천원

■ 인생 그림 앞에 서다 (이명옥 著, 21세기북스 刊)

그림에 비춰본 28가지 인생 이야기. 한국 예술계의 킬러 콘텐츠 작가로 불리는 저자가 명화를 통해 28가지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미술 작품을 자신의 인생을 통찰하는 광학기구로 활용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왜 우리의 삶에 예술이 필요한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파울라 모더존 베커, 마크 퀸, 고흐, 에드가 드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예술가의 특별한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통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여, 작품에 투영된 그들의 인생을 통해 ‘나’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들을 통해 고통과 자유, 사랑과 배신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 꿈과 욕망의 정체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값 1만5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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