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 고정금리 대출자 “씁쓸”
수원에 사는 A씨는 올 초 이사를 하면서 한 시중은행에서 4.7% 고정금리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 1억원을 받았다.
당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 높았던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면서 A씨는 씁쓸해 하고 있다.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사람들은 금리가 인하돼도 고스란히 약정 금리대로 이자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 금리가 바닥이라 10년 만기이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결국 이자 부담이 적고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많아 고정금리를 선택했다”며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을 장려했는데 금리를 내리다보니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고정금리 대출 소요자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변동금리는 연 4.1~4.5% 수준인 반면 고정금리는 연 4.7% 정도다. 대체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지난해 5월만 해도 고정금리대출은 신규 가계대출의 11.4%에 불과했지만 올해 5월엔 44.3%까지 급증했다.
정부가 지난해 6월 은행들한테 2016년까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30%까지 늘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당장 이번 금리 인하로 변동금리 이자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1억원을 빌린 사람은 연 25만원을 아낄 수 있는 반면 고정금리 대출자는 아무런 혜택을 받을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갔지만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 상환대출의 경우 고정금리가 안정적이다”며 “당장 금리 인하를 지나치게 의식해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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