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판매 ‘뚝’…중소주류업체 울상

주류업계, 상반기 국내 위스키 판매량 작년比 10.1% 감소

유흥 분위기 위축·거래 주점 폐업 등 경기영향↑‘이중고’

불황에 위스키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경기지역 주류도매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105만9천916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7만8천667상자보다 10.1% 감소했다. 1상자는 500㎖들이 18병 기준이다.

업체별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의 판매량이 14.7% 떨어졌으며 하이트진로의 ‘하이스코트’는 26.6%나 하락했다.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와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도 각각 11.4%, 4%씩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

이같은 전반적인 위스키 판매량의 감소는 경기 불황 속에서 사회 전반의 유흥 분위기가 위축된 가운데 기업들의 접대 문화도 수그러들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또 음주 문화가 양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양폭’ 대신 소주와 맥주를 섞는 ‘소폭’ 위주로 바뀌고 있는 점도 양주가 맥을 못 추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내 중소규모 주류업체들은 매출이 감소하고 거래처가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오산에 위치한 H주류업체 관계자는 “위스키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안 나가고 있다”면서 “주점이나 룸살롱 등 폐업하는 업소도 늘면서 거래처가 10~20% 가량 줄어든데다 거래 중인 영세업소들까지 최근 결제가 밀리기 일쑤여서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며 한숨지었다.

남양주의 주류도매업체 W상사 관계자도 “1년 전보다 위스키 판매가 20% 줄었고 폐업하는 거래처들 때문에 우리까지 문을 닫을 지경”이라며 “소주와 맥주 쪽에 힘을 싣고 있지만 30병들이 소주 한 짝을 팔아야 양주 한 병 값이라 직원들이 영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경기남부협회 관계자는 “양주의 경우 타 주종보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영업사원들을 재교육하는 등 판매율 제고에 힘쓰고 있지만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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