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중소기업이 올 하반기 경기전망을 상반기보다 어두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와 중소기업의 과당경쟁 등으로 국내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성장률 둔화 등으로 수출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3일 최근 실시한 ‘2012년 하반기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과반수의 중소기업이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814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진행한 조사 결과,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해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59.3%인 반면 호전될 것이라는 의견은 11.6%에 그쳤다.
특히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한 업체의 경우 20인 미만 기업이 65.4%로 규모가 작을수록 불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시장 침체가 62.7%로 압도적이었고 중소기업 간 과당경쟁(13.5%), 물가 불안정(9.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56.2%가 하반기 내수 시장 판매 수준이 감소할 것이라 대답한 등 경기 불황이 좀처럼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업체는 자금 사정과 고용사정 등 전반적인 국내 기업의 상황도 나빠지거나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55.4%로 호전될 것이라 답한 10%의 5배에 달했고, 하반기 고용사정에 대해서는 동일할 것이라는 의견이 56.7%였다.
정부와 대기업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대한 의견도 좋지 않았다.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의지에 대해서는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54.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악화될 것 34.2%, 강화될 것 11.5% 순이었다. 특히 대기업이 향후 동반성장 정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59.7%에 달해 부정적 전망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연말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49.6%가 부정적일 것으로 보면서 중소기업의 정치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기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최근 무역협회가 964개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벌인 ‘2012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 결과 올 3분기 EBSI는 87.5로 13분기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EBSI는 100을 기준으로 최대값 200, 최소값 0을 갖는 지수로서 전분기에 비해 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200에 가까워지고 경기를 어둡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올 3분기는 전체 EBSI는 물론 품목별로도 대부분이 100을 밑돌아 경기전망이 어두운 형편이다.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전 분기 대비 7.4p 하락했고, 모든 산업의 EBSI가 2009년 2·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 EBSI도 100이하로 나타나 80~130선이었던 수치가 60~100까지 떨어졌다. 특히 선박(57.1), 화학공업제품(66.7), 농산물(68.2), 섬유사 및 직물(70) 등의 수출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 항목에 걸쳐 수출여건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국 경기와 수출상품 제조원가 항목의 수출경기에 대한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업체들은 내다봤다.
수출국 경기 EBSI는 71.2로 전분기 90.7에서 크게 떨어졌고 수출상품 제조원가는 전분기 66.1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71.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농산물, 수산물, 플라스틱, 고무 및 가죽제품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EBSI에 대한 부진세가 전망됐다.
경기지역 수출업계는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보다 컸다.
경기지역 EBSI는 79.8로 전국 수치 87.5보다 7.7p 낮았으며 이전 분기보다 23.9p 하락, 미국발 금융위기를 앓은 2009년 2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도내 수출기업이 지적한 최대 수출 애로 요인은 39.2%가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으로 답했으며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EU 현지 수입수요 둔화와 중국 등 개도국 성장 둔화가 3분기 도내 수출기업에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3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경기전망이 어두움에 따라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현행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제도를 점검, 개선하는 한편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현실적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진호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은 “과거 수입 수요가 급감했던 미국발 금융위기 시절을 교훈 삼아 수출증가세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 및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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