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그늘처럼 편안한 시로 더위사냥하세요

무더위가 절정에 다다르는 7월, 단아하고 청량한 시어(詩語)로 더위를 식혀줄 시집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서 인기를 모았던 시, 대시인이 바라본 아이들의 마음을 시집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또 산과 들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야생화를 동시로 표현한 시집도 눈길을 끈다. 한여름 나무그늘처럼 편안한 시를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더위를 피하는 것은 어떨까?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신경림 著, 실천문학사 刊)

77세 원로시인 신경림이 손자와 함께 지내면서 처음으로 동시집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를 펴냈다. 손자와 친구가 되어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느껴지는 천진함을 글로 표현해낸 것.

부모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마음을 기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노인들은 어린 시절의 마음을 기억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겨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동시집에서 저자는 인간 본성의 근원적 탐구인 아이들의 동심을 어려운 비유나 상징이 아닌 단순한 상황 묘사만으로 표현해냈다.

‘달라서 좋은 내 짝꿍’, ‘자전거를 타고’, ‘좋은 별’ 등을 통해 격변의 현대사를 지낸 온 노 시인이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됐을지 확인할 수 있다. 값 1만원

■꿈꾸는 철마를 위하여(유천리 著, 화암출판 刊)

1989년 신춘문예에 등단한 뒤 문단에 데뷔한 유천리 시인의 첫 시집. 시집의 제목만큼이나 녹슨 연대의 울음을 울며 달리는 철마를 통해 우리의 상처난 역사를 그려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철마와 아기 새 통일시편’, ‘깃발을 위하여’, ‘통일로 가며 통일시편’ 등을 통해 모국어의 가슴을 울리는 우리 겨레시의 가락을 표현했다.

역사 속 이야기에서 벗어난 아름다운 시어(詩語)도 눈길을 끈다.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를 응원하기 위해 활자로 표현한 ‘얼음꽃’과 결혼하는 이들을 축복하는 ‘행복의 바다로’,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담아낸 ‘호박꽃’ 등이다.

특히 시집 말미에는 ‘휘날려라, 태극기’, ‘오, 빛나라 우리 자랑 한글’, ‘택견의 멋과 힘’ 등 우리나라 멋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산문으로 엮어냈다.

유천리는 “책 속에 시편들은 2010년 초 블로그에 올렸던 작품으로 호응을 얻었던 초고들을 꺼내어 선보이게 됐다”며 “목마른 자유를 위한 정의와 양심의 불꽃을 피워올리며 우리 내부의 공기를 환기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값 9천원

■청사초롱 불 밝혀라 금강초롱꽃(임종삼 著, 우일 刊)

사람들은 자연과의 만남을 좋아한다. 산과 강을 좋아하고, 풀과 나무를 좋아하고, 새와 곤충을 좋아한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늘어나면서 우리의 자연은 파괴됐다. 물, 공기, 흙의 오염은 물로 시끄러운 소음에 오늘도 지구는 시달리고 있다.

시인 임종상은 들꽃을 찾아 떠난 소풍에서 수많은 야생화를 만나고, 그들과의 이야기를 동시로 엮었다. 사람은 자연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과 우리나라 희귀 야생화가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꽃 100여종을 표현한 시와 각각의 꽃 사진을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우리글 한글과 우리나라 풀꽃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주길 부탁한다”며 “그것이 나라를 사랑하고 나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값 1만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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