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선수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사냥
50억 세계 전인류가 스포츠로 하나 되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은 모든 체육인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영광인 동시에 평생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선발전을 뚫고 가슴에 태극기를 달게 된 ‘경기도의 아들·딸’ 40여명도 2012 런던올림픽(7월27일~8월12일/현지시각)을 향한 필승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특히 한국선수단이 목표로 하는 12개의 금메달 중 절반이 넘는 7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경기도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번 올림픽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태영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은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 위해 선수들 모두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해 왔다”면서 “경기도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혼이 담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는 경기도 선수들의 올림픽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전통적 메달밭’ 유도…황희태·김성민 우승 예약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경기도 선수들이 가장 많이 출전하는 종목은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으로 손꼽히는 유도다.
지난 1984년 안병근과 하형주가 금메달 2개를 수확한 이후 전기영과 이원희, 최민호 등 ‘금빛 계보’가 이어져 오고 있는 남자 유도에서는 100kg 이하급의 황희태와 100kg 이상급의 김성민(이상 수원시청) 두 쌍두마차의 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줄곧 세계 정상급을 지켜온 황희태는 생애 마지막이 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풍부한 경험과 기량, 노련미를 두루 갖춘 선수인 만큼 운만 따라준다면 충분히 금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100kg 이상급의 김성민 역시 내심 금메달을 노려보고 있다. 6년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프랑스의 유도영웅’ 테디 라이너의 아성이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김성민의 기량 역시 갈수록 물이 오르고 있는 만큼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81㎏급에서 90㎏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잡은 송대남(남양주시청) 역시 각종 세계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고 있는 강자로 메달 획득이 유력한 기대주다.
한편, 사상 최초로 전 종목 출전의 쾌거를 달성한 한국 여자 유도에서는 ‘경기 낭자 트로이카’로 불리는 세 명의 선수가 금빛 사냥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유도의 간판으로 불리는 김잔디(-57kg급·용인대)와 정다운(-63kg급·양주시청), 황예슬(- 70kg급·안산시청)은 16년간 계속돼 온 ‘금메달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 줄 가장 확실한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1996년 조민선 이후 16년간 금메달 맛을 보지 못한 한국 여자 유도는 각종 세계대회에서 꾸준히 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급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 세 선수가 적어도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자종목’ 태권도…세계 랭킹 1위 황경선, 올림픽 2연패 도전
뭐니뭐니해도 가장 확실한 ‘금밭’이라 할 수 있는 효자종목 태권도에서는 황경선(고양시청)과 이대훈(용인대)이 출사표를 던진다.
세계대회 우승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3번 연속 뚫어내며, 태권도 사상 최초로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영예를 안은 황경선(여자 -67kg급)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올림픽 2연패는 국내 각 종목 선수들이 수차례 도전했지만 단 한 차례도 이루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하지만 황경선의 올림픽 2연패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지난 2004년과 2008년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각각 동메달과 금메달을 따내는 등 경험이 풍부한데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줄곧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기 때문이다.
남자 -58kg의 이대훈도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고교생 신분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대훈은 지난해 경주 세계선수권과 베트남 아시아선수권까지 모두 제패,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금메달 단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화려한 뒤돌려차기로 금메달을 목에 건 ‘태권도계의 거성’ 문대성이 29세가 돼서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고작 20세 밖에 안된 이대훈의 기량이 얼마나 절정에 달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격하는 황경선, 이대훈이 금빛 발차기를 성공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펜싱…‘미녀검객’ 남현희 ‘와신상담’
‘미녀검객’ 남현희(성남시청)와 ‘한국 펜싱 에페의 간판’ 정진선(화성시청), ‘오뚝이 검객’ 최병철(화성시청)이 출전하는 펜싱 역시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특히 출사표를 던지는 세 검객 모두 4년 전 베이징에서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런던올림픽에 대한 각오가 어떤 종목보다 남다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남현희의 눈빛이 매섭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게 5-6 한 점 차로 패하며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던 남현희는 골반과 관절 통증을 이겨내며, 금메달을 향한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세계 최강’ 이탈리아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탁월한 몸놀림과 풍부한 경험 등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금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정진선과 최병철 역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메달 획득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한 채 각각 8강과 16강에서 아쉽게 물러났던 것이다. 하지만 안정된 기량에 노련미까지 갖춘 ‘한칼’있는 선수들인 만큼 운만 따라준다면 어떤 색깔의 메달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
역도…‘차세대 에이스’ 문유라 선전 예고
‘국민역사’ 장미란(고양시청)과 ‘한국 여자 역도의 차세대 기대주’ 문유라(경기도체육회)가 출전하는 여자 역도 또한 눈여겨 봐야 하는 종목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과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5년~2009년 세계선수권 4연패에 빛나는 장미란은 더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는 세계 최고의 역사다.
그러한 장미란인 만큼 금메달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상황은 꼭 그렇지 않다. 장미란이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기량이 급성장한 러시아, 중국 선수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미란은 지난 4월 평택에서 열린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 달성과 올림픽 2연패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장미란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 역도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문유라 역시 메달을 노린다. 지난 6월 전국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문유라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얼마나 비상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레슬링…아테네 메달리스트 정지현, 8년 전 영광 재현
레슬링에서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정지현(남자 그레코로만형 60kg급·삼성생명)이 8년 만에 다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지난 2004년 레슬링 대표팀의 막내로 올림픽에 참가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지현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노메달의 수모를 겪은 바 있다.
최고참으로서 생애 3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정지현은 임신 중인 아내와 딸을 위해 반드시 8년 전의 영광을 재현해 내겠다는 각오로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자유형 60kg의 이승철(삼성생명)도 눈여겨 볼만한 선수다.
체조…김승일, 한국 체조 사상 최초 금메달 도전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체조에서는 ‘국가선발전 1위’로 런던행을 결정 지은 김승일(수원시청)이 출격한다.
지난 2002년 17세의 나이에 출전한 부산 아시안게임 체조 마루 운동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체조를 이끌어 갈 유망주로 급부상했던 김승일은 큰 경기 때마다 번번이 실수를 범하며 고개를 떨군 바 있다.
하지만 김승일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노력으로 대표팀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한국 체조가 한 단계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덧 20대 후반의 나이가 된 김승일은 생애 마지막이 될 이번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필승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주종목인 철봉과 평행봉은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을 자랑하는 만큼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한국 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 획득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배드민턴…남자복식 유연성·고성현 선수 도전장
‘경기의 아들’ 유연성(수원시청)이 고성현(김천시청)과 함께 조를 이뤄 출전하는 배드민턴 남자 복식 역시 메달이 유력시되는 종목이다.
현재 세계 랭킹 4위에 올라 있는 유연성-고성현 조는 지난해 12월 열린 코리아그랑프리골드 국제배드민턴대회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이용대-정재성(세계랭킹 2위) 조를 물리치며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 5월 열린 배드민턴 토마스컵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이고 있다.
동반출전하는 ‘라이벌’ 이용대-정재성 조는 물론 덴마크, 중국 등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세계정상급 간의 대결인 만큼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사격·사이클·육상·수영 등 이변 관심
사격에서는 난적 이대명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한 최영래(경기도청)와 7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정미라(화성시청·여자 50m 소총 3자세)가 참가한다.
이와 함께 사이클에서는 최승우(의정부시청)와 이혜진(연천군청)이 출사표를 던지며, 수영에서는 ‘수영 얼짱’ 정다래(수원시청)와 여고생 국가대표 김서영(경기체고)이 출격한다.
또 남녀하키 대표팀의 주축인 성남시청과 평택시청 하키선수 10여명도 동반 메달 획득에 도전하며, 육상에서는 마라톤 이두행(고양시청)과 창던지기의 정상진(용인시청)이 꿈의 무대에서 세계 강호들과 기량을 겨룬다.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기 위한 이들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 _ 박민수 기자 k101801@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