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턱낮춤 폭 좁아 원상복구를” 시각장애인 “볼라드 우리에겐 지뢰”
부천시의회의 일부 의원들이 횡단보도의 턱낮춤 구간에 볼라드(차량진입 방지용 말뚝)를 설치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자, 시각장애인 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24일 시에 따르면 시는 길주로 6개 신역사 주변의 횡단보도에 턱낮춤 구간을 시공하면서 경기도의 지침에 따라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 볼라드를 설치하는 않는 대신 경계석 부분의 턱 낮춤 구간을 1.5m로 좁게 내 차량들이 올라올 수 없게 했다.
그동안 횡단보도에 설치된 볼라드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지뢰(?)와도 같은 무서운 장애물이었다. 미리 알아채기가 쉽지 않아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다 일부 볼라드는 장애인용 점표블럭 상에 위치하는 등 우후죽순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시의원들이 턱낮춤 구간이 너무 좁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원들은 서면 질의를 통해 “턱낮춤 구간이 너무 좁아 장애인, 자전거, 유모차, 휠체어 이용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턱낮춤 구간으로 몰려 혼잡을 야기하고 있고 일반 시민들도 경계보도 턱에 걸리는 등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각 장애인들은 “시의원들이 부족한 지식을 갖고 장애인을 역차별하려 든다”며 발끈하고 있다.
관내 한 시각장애인 단체는 “턱낮춤 모델은 선진국과 서울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보편적 디자인)으로,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요즘 트랜드”라며 “볼라드는 물론 지하철 출입구와 급·배기구, 전봇대 등 수많은 구조물로 인해 장애인들이 겪는 위험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디자인인 만큼 횡단보도 구간에 턱낮춤 구간을 한곳 더 두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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