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문제는 정보의 생산량만큼 정보 소비량이 함께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0여 개 채널 중에 시청자들은 여전히 5~6개 채널에 매달린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보 생산은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정보 소비 능력은 기껏 매년 1~2%밖에 증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도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최근의 디지털 정보량은 2년마다 2배씩 폭증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2011년 전 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은 1.9 제타 바이트(ZETA byte : 2의 70승, 테라바이트의 십억 배 용량)로, 이는 5천만 우리나라 인구가 18만 년 동안 1분마다 트위터에 3개의 글을 게시하는 양이고, HD급 영화 2,000억 개에 해당하는 정보량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매초 한 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매일 40억 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수십 개의 방송사가 10년 동안 제공하고 있는 방송 시간보다 많다. 15세기 100년간의 정보량은 요즈음 뉴욕 타임즈 일요판 신문에 게재된 정보량의 하루치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처럼 수요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정보생산량을 보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비즈니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이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프리코노믹스(freeconomics), 즉 공짜경제의 패러다임이다. 프리코노믹스는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이 2007년, 이코노미스트에 처음 소개한 용어이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으며, 무엇인가를 얻으면 어떠한 형태로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은 이 개념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공짜 경제란 상품을 공짜로 주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사업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과연 공짜 상품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까? 콘텐츠를 통한 공짜경제의 사례로는 유명 걸그룹인 원더걸스를 들 수 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무료 공개하고, 하루 만에 100만 조회 수 돌파와 댓글 1위를 확보하여 음원 판매와 공연의 성공 보증수표를 받아 들고 있다.
특정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대신 휴대전화를 제 값을 주고 사지 않고, 복사기의 경우 무료로 설치해 주는 대신 복사지 등 소모품을 독점 공급하며, 커피와 차를 공짜로 제공하고 자전거와 악기 강습을 무료로 해주는 백화점의 사례도 있다. 그러나 백화점은 손해가 아니다. 실제로 강습자의 약 50% 이상이 직접 매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공짜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우해 줘야 할 때가 온 것일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공짜경제는 앞으로 더욱 진화하게 될 것이다.
성열홍 경기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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