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릴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 고마워”

‘아버지께 간 떼어준’ 고양 일산동고 박성훈군

수술비 부족 소식에 학생들 모금활동 나서 거리공연 벌이며 성금모금… 잔잔한 감동

“저에게 생명을 주신 아버지께 저의 간을 이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합니다.”

간경화를 앓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기꺼이 떼어내 아버지를 살린 ‘효자 고교생’이 있다. 특히 가장의 병환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학우를 위해 같은학교 학생들이 모금활동을 벌여 잔잔한 감동을 더했다.

일산동고등학교(교장 최인섭)에 재학 중인 박성훈군(1학년)은 간경화 판정을 받은 아버지 박찬식씨가 간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식을 듣고, 생명을 주신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꺼이 이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조직검사 결과 간을 아버지께 이식할 수 있다는 병원측의 통보에 따라 지난달 2일 수술에 성공했다.

아버지는 박씨는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됐으나 수술비가 5천만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왔다.

이같은 박군의 효행은 같은 학교 안유미양(2학년)에 의해 학교에 알려졌고 류지수 학생회장(3학년)이 학생대의원회의에 상정, 성금모금 결의를 이끌어 내 학생회를 중심으로 성금 모금활동이 시작됐다.

학생들의 솔선수범에 최인섭 교장을 비롯 교직원과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정인순), 학부모회(회장 윤혜련)도 동참했다.

학생회 임원들은 지난 5월2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약 3주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모금을 진행했으며, 각 학급에서도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한마음이 되어 모금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특히 일산동고 밴드동아리 레스풀과 천성은 합동 거리공연을 통해 성금모금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한마음으로 전체학생들의 따뜻한 손길과 교직원 친목회가 주관한 모금활동 등 따뜻하고 정성어린 손길이 하나하나 모아져 마련된 성금은 지난 18일 학생회장, 학교장,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교장실에서 박군의 아버지께 직접 전달됐다.

이 자리에서 아버지 박찬식씨는 “정성어린 성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며 “열심히 치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군의 효행으로 하나로 똘똘 뭉친 일산동고는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학교폭력, 사제 간의 갈등 등 학교의 부정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현실에서 학교가 따뜻한 인정이 있고 서로를 돕는 교육의 장소임을 새삼 일깨워주는 감동을 준 계기를 마련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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