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더위는 상인들 가슴마저 태웠다

갑작스런 무더위에 발길 ‘뚝’ 파리만 날려

지난주 대비 ‘반토막’매출에 상인들 ‘한숨’

이번 주 들어 한낮기온이 30℃를 웃도는 등 때 이른 불볕더위가 지속되자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뚝 끊겨 상인들이 울상짓고 있다.

20일 수원, 성남 등 경기지역 전통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27~28℃에 이르던 낮 최고기온이 이번 주 들어 32~34℃에 육박하는 등 갑작스런 폭염으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상점마다 매출이 지난주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수원의 한 전통시장.

낮 최고기온이 32℃에 이른 가운데 지열이 달아오른데다 뜨거운 열기가 상점이 들어선 골목으로까지 퍼지면서 말 그대로 ‘찜통더위’를 방불케 했다.

시장을 오가는 사람이 손으로 꼽힐 정도로 한산한 가운데 그나마 에어컨을 갖추지 못한 가게의 상인들은 문을 활짝 연 채로 선풍기 바람을 쐬거나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10㎡ 안팎의 구멍가게 앞에 좌판을 펼치고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C씨(54)는 부채질을 하며 간이의자에 앉아 있었다. 좌판에 과일을 진열해둔 탓에 문을 닫을 수 없는 형편으로 가게 안쪽에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무더위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주 들어 급격히 올라간 기온에 손님이 줄어들면서 하루 10~15만원 안팎이던 C씨의 일일매출은 한주만에 5만원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C씨는 “혹시나 손님이 있을지 몰라 좌판 옆에 앉아있지만 손님은 커녕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며 한탄했다.

같은 시간 인근에서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Y씨(48·여)의 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Y씨는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가 시장 안쪽에 자리 잡으면서 시장 손님이 없으면 덩달아 손님이 줄어드는 탓에 에어컨을 가동해도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은행, 사무실 등 근처에서 근무하는 단골손님마저 줄어들어 10여개 안팎의 테이블에 자리한 손님은 단 3명뿐이었다. Y씨는 “저번 주보다 최소 30%는 줄어들면서 매출보다 냉방비가 더 나가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송병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중앙집중식으로 냉방시설을 갖추는 등 현대화된 시장도 있긴 하지만 전통시장 특성상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불경기에다 예상치 못한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줄어들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