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신성리 갈대밭과 서천 일기

초여름 갈대밭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갈대 숲 속 보이지 않는 새소리. 숨어있는 건 모든 게 그립다. 감춰진 날들,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가 궁금한 것처럼. 금강이 횡으로 누워있고 짙은 초록의 갈대밭은 젊고 왕성하다. 서천이 아름다운 건 이뿐만이 아니다. 한산 소곡주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한산 모시짜기가 있다. 세모시 옥색치마에 그네 타던 단오가 가까워올 무렵, 마침 모시 문화제가 붐볐다. 모시 차, 모시 막걸리, 모시 떡. 나는 곱디고운 모시에 취해 정에 취해 행복한 발걸음을 춘장대 해변으로 옮겼다. 송림속에서 야영하는 캠핑족, 해수욕장에서 파도를 밟는 군상들이 벌써 여름을 부른다. 바람에게 전한다. “요즘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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