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구이용 새 부위 발견’ 알고보니… 농진청, 연구성과 ‘재탕’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 구이용 근육 활용법’
2009년 홈페이지에 게시 부위별 토씨 하나 안틀려
농촌진흥청이 이미 수년전 발표된 연구성과를 최근 전혀 새로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시켜 발표, 빈축을 사고 있다.
농진청은 지난 14일 ‘돼지고기, 새로운 구이용 부위 찾아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지난 2009년 11월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진청은 ‘돼지고기, 새로운 구이용 부위 찾아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부위인 돼지고기 뒷다리와 앞다리 중 구워도 육질이 쫄깃하고 육즙이 많아 구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앞·뒷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근육 20종에 대해 육질과 구운 후의 맛을 구명해 각 근육을 그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온 결과, 앞다리 꾸리살(가시위근), 부채살(가시아래근), 주걱살(깊은흉근), 뒷다리 홍두깨살(산힘줄모양근)이 구이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방송사를 비롯한 일간신문 등 각 언론사는 ‘육질과 맛에서 삼겹살에 뒤지지 않는 새로운 돼지고기 구이용 부위가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지난 2009년 11월11일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돼지고기 앞·뒷다리 부위에 숨어있는 구이용 근육 활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이번에 발표된 내용과 유사하다.
이 게시물에는 구이용에 적합한 근육은 이번에 소개된 앞다리 꾸리살, 부채살, 주걱살, 뒷다리 홍두깨살 등 4개 근육과 함께 앞다리 갈비덧살을 포함한 5개 근육이 소개됐으며 부위별 특성과 자세한 설명이 안내됐다.
특히 이번 발표된 보도자료 중 구이용 이용 가능 근육의 분할 정형 방법표는 지난 2009년 11월 게재된 표에서 갈비덧살만 삭제됐을뿐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A씨는 “동일한 연구 결과를 재탕하면서 ‘새로 찾았다’고 대서특필 되길 바란다면 농진청이 국가기관으로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돼지고기 특수 부위에 대한 소비촉진도 좋지만 국가 기관이 소비자에게 합당한 소비촉진 정책과 정당한 홍보방법으로 안내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돼지고기 부위별 소비 불균형이 심각해 앞다리와 뒷다리 부위에 대한 소비촉진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됐다”며 “연구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발표한 것은 아니며, 이미 연구결과가 발표된 내용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홍보담당자가 제목을 뽑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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