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울고… 대출 안돼 또 우는 중소기업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늘어…기술담보는 사실상 불가능

시중은행, 대출금 회수 ‘중소기업 최악의 자금난’

중소기업 대부분이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면서 중소기업마다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액을 상당 부분 회수하면서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소기업의 83.3%가 은행자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기업규모 및 신용등급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기업 대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고신용대출 대비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대기업 대출은 전년도에 비해 30.3%p 증가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2.4%p 증가에 그치면서 원화대출금에 대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40.1%에서 2011년 말 38.4%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중소기업대출 중 고신용대출의 비중은 43.1%로 2010년 말 38%보다 올랐지만 중·저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62%에서 56.9%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더해 올 들어 유럽발 재정위기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4월 말까지 시중은행이 총 1조4천억원의 중기 대출액을 회수하면서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소재 중소기업 A사는 10명 안팎의 직원이 5년째 엔진 등을 개발하면서 급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지만 최근 생산단계에서 자금이 고갈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기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15억원 안팎의 자금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모두 소진됐지만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해도 기술력, 사업성 등은 담보로 삼아주지 않으면서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업체 대표 김모씨(53)는 “기술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업체에 남는 건 기술력뿐이지만 이를 믿고 대출해주는 은행은 없다”며 “고지를 코앞에 두고 주저앉아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중소기업의 안전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출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등의 담보력이 있다 해도 경기가 불투명해 대출을 꺼리는 상황으로 기술 담보는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관련 기관의 지원혜택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업체도 많은 만큼 시중은행뿐 아니라 기관의 사업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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