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재해보험 부실… 근본적 대책 필요”

최근 3년 연속 100% 넘어 부실 심각… 농민 도덕적 해이 불러

농작물 재해보험의 부실 현상이 심각해 운영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1일 발표한 ‘농작물 재해보험으로서 지수형 날씨보험 도입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으나 손해율이 최근 3년 연속으로 100%를 넘을 정도로 부실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2001년 도입한 이 보험은 태풍, 우박 등으로 농작물 손실이 생기면 실손으로 보상해주는 제도다.

가입률은 2009년 31.4%, 2010년 36.0%, 지난해 40.4% 등으로 최근 3년 동안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가입자는 3만 4천877 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손해율은 지난해 말 119.4 %로 전년 104.6%보다 14.8%p 증가하는 등 2009년 이후 계속 100%를 넘어섰다.

손해율이 과도하게 높은 것은 손해사정 과정의 문제, 농가의 도덕적 해이 등 때문이다.

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농민 중에서 선정된 손해평가인이 손실을 평가하므로 전문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생긴다.

다수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가가 재해 발생 가능성이 큰 과수원만 선별해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의 문제도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인도, 중국 등에서 운용하는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이 보험은 특정 지역의 기온, 강수량 등 기상정보를 지수화해 실제 관측한 지수의 차이를 토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손해사정이 필요 없어 보험금 지급 과정이 신속하고 미리 협정된 보상금을 지급하므로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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