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 ‘후텁지근 백화점’ 속앓이

정부 방침에 고객 잃을까 ‘노심초사’… 매장에 선풍기 설치·폐점 후 출입문 개방 등 ‘전전긍긍’

정부의 에너지 절감대책이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유통업계가 에너지 절감과 매출 증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11일 도내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이날부터 백화점 등 대형 건물의 실내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감대책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에너지 절감대책에 동참해야 하지만 행여나 이 때문에 고객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며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은 최근 200여대의 스탠드형 선풍기를 각 매장별로 한대씩 설치했다.

실내온도를 더 낮추지 못하면서 매장 안이 덥다는 고객 불편이 접수되자 고객편의를 위한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AK플라자 수원점도 실내온도 제한과 함께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전등 끄기 등 내부 에너지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롯데백화점은 폐점 후 방범 셔터를 내리고 전 출입문을 개방해 시원한 공기를 내부로 유입시키고, 현대백화점도 공기순환을 위해 씰링팬을 전층에 설치하는 등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홈플러스는 점포 주차장의 형광등을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난 LED 조명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또한 원격 조도조절 시스템을 도입, 평소 주차장 이용 고객이 없을 때에는 LED 조명을 최소 밝기로 유지하다가 이동 물체가 감지되면 즉시 최대로 밝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은 줄이고 고객들에게는 보다 밝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이마트 역시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무빙워크 운행속도를 기존보다 5∼10% 가량 늦추는 방법으로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

도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상기온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절전까지 하려니 날이 더워질수록 더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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