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유학온 최미선 중국 연변대 교수
“한국 전통음악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아플 때도, 외로울 때도 가야금만 손에 들면 잠들어 있던 세포들이 깨어나 나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전통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중국 연변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최미선 교수(34·중국 연변대 음악학부)는 한국 전통음악은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정복하고 싶을 정도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 교수가 가야금과 인연을 맺은 것은 소학교(초등학교) 입학 전인 7살 때부터.
어릴 때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온 그는 예능전문학교와 연변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다.
그녀가 25현 가야금을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한 옥타브 내에서 동서양 음악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어서다. 그는 소학교와 전문학교, 대학교 등 20여년 동안 25현 가야금과 동고동락을 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고유의 음악을 넘어 한국 전통의 독특한 음악을 배우기 위해 교수직을 휴직하고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최 교수는 지난 2009년 대구 영남대 외국인 초빙 교수로 한국을 들어왔다가 본격적으로 한국 전통음악을 배우기 위해 2010년부터 이화여대 한국 음악과에 입학했다.
그는 “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음악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변대 교수직을 휴직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왔지요. 그동안 한국의 전통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통음악은 중국의 음악과 다르고, 북한의 전통음악과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가야금은 힘이 있고, 빠르고, 격정적이지만 한국은 여성스럽고, 감성적이고, 테크니컬 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한국의 가야금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우리의 전통음악을 고수하기보다는 서양의 음악을 접목한 퓨전 음악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현재 한국의 생활문화를 그대로 보존, 계승하고 있는 연변의 조선족 학생들에게 그동안 배운 한국전통 음악을 전수하는 게 꿈이다.
최 교수는 “전통악기의 연주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악의 내면에 흐르는 혼은 다르다”며 “조선족 학생들에게 한국의 혼을 심어 주고 싶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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