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32). 뮤지컬 좀 본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만한 스타지만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중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었다. 그랬던 그가 단 3개월 만에 제대로 떴다.
조정석은 첫사랑 열풍으로 올 봄 충무로를 뒤흔든 영화 ‘건축학개론’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더킹 투하츠’를 통해 초등학생까지 알아보는 인기 스타 대열에 올랐다.
스크린 데뷔작인 ‘건축학개론’에선 주인공의 친구(납뜩이)로 등장했지만 깨알 같은 존재감으로 사랑받았고, 지상파 첫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선 고지식한 FM 스타일의 근위대장 은시경으로 변신,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와 전혀 상반된 매력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조정석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은시경이라는 캐릭터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라며 캐릭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나쁜남자’가 여전히 대세로 통하는 시대, 은시경은 다소 차별화된 인물이었다. “알고 보면 은시경은 부드럽고 여린 사람인데, 바른생활 사나이인 은시경이 지닌 답답함이라는 요소가 그 사람이 지닌 2% 부족한 면모로 작용해 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것 같습니다.”
서울예대 연극학과 출신으로 뮤지컬 ‘호두까기인형’(2004)으로 데뷔한 그는 ‘헤드윅’, ‘첫사랑’, ‘내마음의 풍금’, ‘스프링어웨이크닝’ 등 다수의 뮤지컬에서 활약한, 뮤지컬계의 잔뼈 굵은 실력파였다.
학창시절 클래식 기타 연주가를 꿈꿨던 조정석은 고등학교 때 교회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기를 접했다. 교회 행사 때마다 극 작업을 도맡아 하며 자연스럽게 무대 연출도 익혔다. 이후 지인의 권유로 입학한 서울예대.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필연과도 같았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뮤지컬이라는 경계를 넘어 대중 스타로 떠오른 조정석은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했다.
“배우가 가질 수 있는 깊이는 연륜에서 묻어나온다고 생각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배우 조정석은 더 많은 재료를 가질 수 있겠죠. 이해의 폭도, 아량도 넓어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서른이 되는 순간, 기분은 묘했지만 배우로선 정말 좋았어요. 나이 먹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더킹 투하츠’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조정석은 벌써 차기작 촬영에 돌입했다. 영화 ‘방가? 방가!’를 만든 육상효 감독의 신작 ‘구국의 강철대오’다.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조정석은 극중 운동권 학생으로 출연한다.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제 인생의 최종 목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겁니다. 제가 못나고 부족해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한 가지는 행복한 가정이에요. 나중에 아주 좋은 여자를 만나 예쁜 자식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 겁니다. 제 아내 될 사람이요? 정말 좋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하하.”
<협력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협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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