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오지 한밭도재이 동구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500년 동안 동민들의 그늘이 되어 준 고목이다. 나무는 바로아래 살고 있는 사람의 집이 궁금한 듯 담장 속을 뚫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몇해 전 수해가 나기 전 까지만 해도 이집 부엌을 무단침입 했다고 한다. 나무에게 마당을 내어준 집 주인을 찾았으나 아무도 없고 방금 두부를 끝낸 듯 가마솥의 간수물만 모락모락 김을 냈다. 갑자기 두부가 먹고 싶어졌다. 바로 옆, 마을 회관에 이장님의 아내이자 부녀회 회장이신 마나님이 계셨다. 횟 두부 한모를 처음 보는 나그네에게, 사위에게 씨암닭 대접하듯 내 놓는다. 이런 인심에 느티나무도 월담하여 함께 살고자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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