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U엔터테인먼트 한익수 대표(45)는 팬타포트 록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 레인보우 페스티벌, 서울 일렉트로닉 뮤직페스티벌, 슈퍼소닉 페스티벌 등 국내 대표적인 음악 페스티벌에 기획 또는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공연 기획자다.
하지만 그가 25년 전 이태원 일대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DJ야옹이로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101테크노의 사장 겸 메인 DJ로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스무살에 처음 이태원 나이트에서 DJ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땐 그냥 음악이 좋아서 했던 일이었죠. 당시 제가 살던 곳이 홍대였고 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홍대에 작업실을 마련했던게 처음 홍대에서 클럽을 시작한 계기가 됐어요. 일단 그곳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틀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1999년도에 처음 101테크노라는 클럽을 오픈했죠. 거기에서 친구들과 모여 음악 틀고 놀았던게 저의 제 페스티벌이었어요.”
초창기 홍대의 클럽문화는 대부분 지하실이나 창고, 작업실에서 열리던 소박한 모임에서 시작했다. 상수도, 발전소, 명월관, M.I 같은 초창기 홍대 클럽들의 대부분이 비슷한 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홍대에 어느 정도 클럽문화가 싹트기 시작할 2000년도 지인이 청담동 쪽에 새로운 형태의 바를 운영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당시 강남은 홍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거든요. 라이브바가 성행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제가 그곳에 DJ 박스를 만들고 하우스 음악을 트는 곳으로 꾸미는데 도움을 줬죠. 청담동이 홍대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거예요.”
이곳에 만들어진 홍대 스타일의 클럽은 당시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청담동 일대에 본격적으로 대형 클럽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해외 유명 DJ들이 초빙됐고, 클러버들의 니즈(Needs)에 맞는 파티가 기획됐다. 자연스럽게 파티플래너라는 직업도 생기고 전문성도 갖추기 시작했다. 한익수 대표 역시 청담동에 엔서라는 대형 클럽을 오픈했다.
하지만 그가 홍대에서 완전히 등을 돌린 건 아니다. 2010년 홍대에 맨션이라는 유니크한 형태의 클럽을 오픈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한익수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대형 음악 페스티벌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 처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베이스먼트 젝스, 데드마우스, LMFAO 등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내한공연을 주최하며 동시에 썸머 웨이브 페스티벌, 슈퍼소닉 페스티벌 등 대형 음악 페스티벌을 만들어 자신의 역량을 집중했다. 그의 음악 페스티벌에 대한 철학은 명확했다.
“페스티벌은 공연사업이 아니에요. 레저사업이죠. 연인끼리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윌 아이 엠(블랙 아이드 피스 리더)의 노래를 듣거나 녹음이 우거진 남이섬에 텐트를 치고 누워 제이슨 므라즈 음악을 즐기는 거죠.”
나이트DJ 출신으로 클럽이라는 공간을 통해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문화지형도를 바꿔놓고, 레저형 음악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공연기획사 대표의 모습은 좀비 보다는 불사조에 가까워 보였다.
<협력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협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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