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실력이면 우승 문제 없어요…”
“전국소년체육대회라고 특별히 달라질 게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죠”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사흘 앞둔 23일 오후 1시께‘전국 최강’에 빛나는 안산 원곡중학교(교장 오형남) 여자 배구팀의 막바지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안산 감골체육관.
길죽길죽하면서도 늘씬한 체형을 가진 10여 명의 선수들이 체육관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큰 소리로 ‘기합’을 넣어가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스트레칭에서부터 볼 컨트롤 연습에 이르기까지. 감독, 코치의 지시 없이도 알아서‘척척’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에서는 ‘전국 최강’다운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또 ‘전국소년체육대회 역시 하나의 대회일 뿐’이라는 생각을 품은 듯한 표정에서는 ‘절대강자’ 에게서나 느껴질 법한 여유마저 배어 나왔다.
감독·코치·선수들 눈빛만 봐도 ‘척척’…소년체전 ‘강스파이크’ 준비 끝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놓쳐본 적이 없습니다. 평소 실력만 발휘한다면 이번 전국소년체육대회 역시 무난하게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김동렬 감독과 홍성령 코치는 설명했다. ‘전국 최강’의 원곡중 배구팀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과 홍 코치는 특이하게도 대한민국 최초의 ‘부부 배구 지도자’다.
원곡중학교 배구부가 창단한 지난 1993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원곡중을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배구 명문’으로 만들었으니 말 그대로 ‘눈빛만 봐도 척’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찰떡궁합’인 셈이다.
오죽하면 현재 국가대표팀의 ‘좌우쌍포’를 맡고 있는 ‘월드스타’ 김연경과 ‘한국의 간판 공격수’ 황연주, 프로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배유나(GS칼텍스)와 김수지(현대건설) 등 무수한 배구 스타들이 모두 ‘부부’의 손에 의해 길러졌다. 그중에서도 현대건설의 센터로 맹활약하고 있는 김수지는 김 감독과 홍 코치의 친딸이다.
“제가 아이들을 엄격하면서도 강하게 훈련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집사람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주로 하는 편이지요. 두 딸을 가진 부모로서 아이들을 모두 ‘내 딸’이라고 생각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이처럼 부부지도자의 애정이 어린 지도 아래 ‘전국 최강’으로 군림하며,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는 원곡중이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배구부가 있는 고등학교가 안산 지역 내에 단 한 곳도 없다 보니 학생들이 수원 등 타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현재 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배구부를 운영하는 고교가 하루빨리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친딸’을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애정어린 지도를 아끼지 않으며 선수들의 장래까지 걱정하는 김 감독, 홍 코치 부부와 그 뒤를 묵묵히 따르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 위로 ‘전국최강’의 아성을 꿋꿋하게 지켜나갈 원곡중학교의 밝은 미래가 그려지고 있었다.
박민수 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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