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최고] 수원북중 체조부

우리를 이길수 있는 것은 우리뿐이다…

한국 최고 ‘체조명문’ 자부심…지난해 단체전 전관왕 이어 ‘소년체전 3연패’ 자신감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종합우승 3연패 달성을 통해 ‘한국 체조 메카’의 자존심을 지키겠습니다”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나흘 앞둔 22일 오후 2시께 ‘꿈의 둥지’라는 멋들어진 문구가 새겨진 수원북중 체조전용체육관. 본교 체조부 학생들은 물론 관내 초등학교부터 실업팀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습장으로 사용하고 있을 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춘 체육관에는 장차 ‘한국 체조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주역’들이 딱딱한 기구들과 씨름하며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활짝 열어젖힌 창문과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대형 환풍기에도 불구, 경기장 곳곳을 하얗게 뒤덮고 있는 하얀 탄산마그네슘 가루 흔적들은 그동안 이들이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는가를 짐작하게 해주고 있었다. 신광철 교장과 송종구 감독, 장경환 코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무려 54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최고 체조 명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을 만났다.

염상준과 임명우, 유병철, 강평환, 강수빈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수원북중 체조 선수들은 중학생이라기보다 오히려 ‘꼬마’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작은 키를 가진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악수를 나누기 위해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두툼한 굳은살에는 ‘전국 최강’의 명맥을 잇고 있는 선수다운 ‘내공’이 고스란히 묻어있었고, 섬세하게 갈라진 근육에서는 ‘한국 체조의 차세대 에이스’들 다운 당당한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이들이 이끌고 있는 수원북중 체조부는 말 그대로 ‘한국 체조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하는 ‘한국 체조의 메카’ 그 자체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메달(도마)을 안긴 박종훈(현 관동대 교수)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유옥렬(현 국가대표 코치)을 비롯, ‘한국 체조계를 이끌고 있는 체조인’ 상당수가 수원북중 출신이니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

화려한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그 성적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010년과 지난해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종합에서 우승하며 전국소년체전 2연패를 달성한 것을 비롯, 각종 전국대회를 석권하며 ‘전국 최고 체조 명문’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출전했던 전국대회를 모조리 휩쓸며 ‘전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번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도 5명의 선수 중 4명이 경기도 대표로 출전, 단체종합우승 3연패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체조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5개를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체조 메카’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수원북중 체조부지만 결코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설 학교가 잇달아 건립되면서 학교의 규모 자체가 축소, 운동부 운영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체조부 학생들이 훈련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체육관 조명비마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종구 감독은 “한국 최고의 체조 명문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만큼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신광철 교장도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체조부 이외에도 2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야구부와 테니스부가 있는 만큼 학교 운영에 정말 어려움이 많다”면서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도록 절전형 조명으로 교체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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