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업 세계를 품다] ⑧전통주 제조 전문업체 ㈜우리술 박성기 대표이사

"올해 30개국 수출 목표, '막걸리 DNA' 심는게 사명"

“깨끗한 가평의 물과 우수 경기미로 빚어내는 막걸리로 막걸리의 세계화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물 맑기로 소문난 고장 가평군 하면에 위치한 ㈜우리술. 대지 4천300㎡로 경기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막걸리 업체인 이 곳에서는 일일 최대 10만ℓ의 막걸리가 생산돼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2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판매를 제외한 수출실적만 350만달러에 이른다.

우리술의 막걸리는 가평의 지하 250m 천연 암반수와 가평, 김포 등지에서 계약재배한 경기미로 제조된다.

또 1차 살균과 2차 후살균을 통해 장기간(12개월)에 걸친 유통기한에도 맛에 변함이 없으며 저온 순간 살균법을 사용해 몸에 좋은 성분들이 그대로 살아있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첨단화, 자동화된 시스템을 도입해 막걸리의 안전성 확보에 주력한 점도 성공요인이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박성기 대표는 지난 2000년 친척이 운영하던 이 회사를 인수했다.

그 당시 공장은 꽤 큰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2천만원씩의 적자를 내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막걸리는 식당에서 잘 팔지도 않는 사양산업이었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서울의 집을 팔고 가족을 다 데리고 가평으로 와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막걸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술은 막걸리만 마시는 막걸리 마니아였다”며 “막걸리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특하고 좋은 술이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 인수 후 막걸리 수출에 초점을 맞췄다. 공장 외관과 명함에는 ‘막걸리 세계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문구를 박아넣었다.

하지만 막걸리를 마실 줄만 알았지 정보와 지식이 전혀 없었던지라 인수 초기에는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주변 막걸리 공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관련서적을 샅샅이 뒤지며 공부를 했다. 하지만 연구자료 자체가 별로 없었고 그나마도 일제시대 교본을 그대로 쓰고 있는 수준이었다.

서울에서 갑자기 온 대표를 보는 기존 직원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에 박 대표는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면서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폐수처리장을 찾아 미생물을 연구하고 시설투자와 기술개발, 신제품 개발에 열과 성을 다했다.

특히 막걸리 맛의 균일화에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수시로 맛이 왔다갔다 하는 막걸리로는 세계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 대표는 2005년 일본, 미국 등 14개국으로 수출을 개시했다. 꾸준히 박람회에 참가하고 국내 백화점에 출시된 제품들을 본 해외 바이어들이 먼저 연락해 오기도 하면서 수출량은 매년 두배씩 늘어났다.

2007년에는 업계 최초로 ISO22000인증을 받고 국세청 주관 대한민국 주류품평회에서 입상도 했다.

2010년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경기지사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자동증미기, 후살균기, 자동로봇적재기 등 최신시설을 갖춘 제2공장을 증설하고, 대표제품이라 할 수 있는 ‘톡쏘는 막걸리’와 과일이 함유된 막걸리 ‘쥬시락’을 출시하면서 경기도 중소기업 대상 수상과 100만불 수출탑의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가평잣생막걸리 외 5종 술의 품질인증과 프리미엄 가평잣생막걸리·톡쏘는 막걸리·쥬시락(배·사과·복분자)의 경기도지사 인증 G마크를 획득했다.

이같은 성과로 박 대표는 지난 3월 농식품 수출 부문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박 대표는 올해 수출국을 30개국까지 늘리고 나아가 100개국까지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단 맛을 좋아하는 일본, 도수 5도를 넘으면 세금이 급격히 많아지는 인도네시아 등 나라별 입맛과 관련법에 따라 맞춤형 막걸리를 생산하는 현재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자신한다.

요즘 박 대표 최대의 관심국은 중국이다. aT 서울경기지사의 도움으로 7월에는 광저우에서 현지인이 많이 찾는 대형식당을 중심으로 판촉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을 벌이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한국인은 조상 대대로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셨기 때문에 모두 ‘막걸리 DNA’를 갖고 있다”며 “이 ‘막걸리 DNA’를 세계 곳곳에 심는 일을 사명으로 생각하며 ‘막걸리 한류’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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