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웬 고은문학관?”

향토 문인들 “연고없는 인사에 막대한 혈세 부적절”

수원시가 노벨문학상 후보인 고은 시인(79)의 이름을 딴 ‘고은문학관’건립을 추진, 지역 문인들이 지역 연고 없는 인사를 위해 막대한 혈세를 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품격 있는 문화예술도시 조성을 위해 수원 화성과 화성행궁 일대를 ‘문화예술특구’로 지정, 각종 인프라를 확충키로 했다.

이의 한 방안으로 100억원(부지 매입지 제외)의 예산을 들여‘고은문학관’을 2015년까지 건립, 인문학도시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또 고은 시인이 현재 살고 있는 안성에서 수원으로 이주할 경우 평생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 문인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원문인협회 한 관계자는 “문학관 건립은 필요하지만 ‘고은문학관’ 건립은 말도 안된다”며 “차라리 정조의 이름을 딴 ‘이산문학관’등으로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원시인협회 관계자도 “자존심 없는 수원시의 행태에 지역 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며 “지역 문인들을 위한 지원에는 그렇게 인색하면서 수원에 연고가 전혀 없는 고은 시인을 위해 거액을 들이겠다는 것은 대체 무슨 발상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찬반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문학계 큰 인물인 고은 시인이 수원으로 이주해 활동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수원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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