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마니아들, 한정판 구입 마트마다 길게 줄서 진풍경
“‘디아블로3’ 한정판을 사려고 마트 앞에서 밤을 꼬박 지새웠습니다.”
15일 오전 7시30분. 개점 시간 30분을 남겨둔 홈플러스 북수원점 앞에는 40여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었다.
이들은 이날 전 세계 동시출시된 게임 ‘디아블로3’ 한정판을 구입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천사의 날개’라는 게임 특별아이템과 미공개 영상 등이 포함된 한정판이 이날부터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를 통해 매장별로 10개 내외씩 판매됐다.
마트측은 전날부터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리자 개점과 함께 번호표를 배부하겠다는 안내문을 정문 앞에 붙여놓았다.
초조한 표정으로 문앞에 서 있던 대학생 Y씨(26)는 “안양에서 새벽 3시에 택시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며 “이미 안양 마트 앞에는 텐트까지 치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8시, 마트 직원이 나와 셔터를 올리자마자 대기자들은 바닥을 기어 문을 통과한 뒤 3층 가전매장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순식간에 12개의 번호표 배부도 끝났으며 이 과정에서 누가 먼저 왔나를 놓고 승강이가 벌어졌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5번 번호표를 받아 한정판 구입에 성공한 L씨(28)는 “어제 저녁 8시부터 돗자리를 펴고 김밥을 먹으며 기다렸다”며 “전쟁에서 승리한 기분”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출근한 아들을 대신해 7시부터 줄을 선 60대 남성은 번호표를 받지 못해 일반판이라도 구입해야겠다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이 같은 진풍경은 이날 이마트 서수원점, 홈플러스 평촌점 등 도내 모든 매장에서 똑같이 연출됐다.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어제만 100통이 넘는 문의전화가 매장으로 걸려왔다”며 “‘디아블로’가 워낙 중독성 있는 게임인데다 희소가치가 있는 한정판을 출시한 점이 게임마니아들을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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