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또 오른다니… 업체들 전기쇼크

정부, 작년 이어 올해도 인상 검토 “다른나라 비해 산업용 요금 낮다”

안성의 A반도체업체는 전기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가 인상이 있을 거라고 전해지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른바 365 사업장으로,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기계를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서 원가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A업체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내부적으로 전기요금절감회의를 열고, 실내 소등운동을 펼친 것은 물론, 두 개씩 쓰던 형광등을 외등으로 바꾸는 등 전등 수를 줄였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전기세가 10% 올라도 계절적·시간적 요인에 따라 매달 전기요금은 20~30% 이상 높아진다”며 “이번에 또 인상되면 타격이 더욱 클 것”고 말했다.

수원의 B PC방의 경우 지난 해 전기료 인상으로 종전에 월 100만원을 넘지 않던 요금이 120만원까지 치솟았다.

115㎡(35평) 규모에 컴퓨터 74대를 보유한 중규모 PC 방으로 최근 들어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업주 김모씨는 150만원 안팎의 전기료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씨는 “작년에 전기료가 많이 오르면서 주변에 100곳이 넘던 PC방 중 20여 곳이 문을 닫았다”며 “전기요금이 곧바로, 또 오를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철강업체 등 전기사용량이 많은 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7월 전기료를 주택용 2%, 산업용 6.1% 인상하고, 12월에는 산업용 6.5%를 추가로 인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력관리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에 올 평균 13.1% 전기료 인상안을 제출했다.

한전측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현행 전기요금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지경부는 내부 검토가 끝나는 대로 전기위원회에 상정해 전기료 인상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기요금, 특히 산업용 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가 여전히 낮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전기료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등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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