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나들이] 박영택 ‘그림으로 삶을 완성한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로 거리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남간 화가 이중섭의 업적을 새롭게 조명한 ‘그림으로 삶을 완성한 화가 이중섭’(다섯수레 刊)이 출간됐다.

주권을 잃은 조국과 아버지 없는 가정이라는 그늘로 얼린 이중섭은 늘 외롭다. 국내 최초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임용련에 눈에 띈 이중섭은 화가의 길에 들어선다.

그는 고구려 고분 벽화와 전통 미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 그림에 열중했고, 일본 유학시절 굵은 선, 힘찬 율동이 꿈틀거리는 그림 덕분에 ‘동방의 루오’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이중섭의 예술 세계를 규정하는 원동력은 외로움과 삶의 고통이다. 그는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이며 그림은 나를 말하는 수단밖에 다른 것이 못 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왔다. 이중섭은 그림에 자신과 민족을 담고 내일의 희망을 그렸던 것이다.

저자 박영택은 이 책에 인간 이중섭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넘어 ‘참된 화공’이기를 자처한 이중섭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미술재료가 없어 담뱃갑 은박지에라도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 그가 고통 속에서도 해학적이고 유쾌한 희망을 그렸던 예술혼과 생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근대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현대적인 화가, 어마어마한 작품 가격과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는 화가 등 그를 수식하는 수많은 표현 뒤에 가려져있던 ‘진정한 화공’ 이중섭의 모습을 미술평론가 박영택의 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값 1만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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