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환 저 '이토록 아찔한 경성'

일제강점기를 살던 조선인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그저 항일투쟁, 독립운동, 친일파, 일제탄압 같은 단편적인 지식과 이미지로만 알고 있던 일제강점기에도 사람들은 기쁘면 맥주를 마시고, 슬프면 축음기로 노래를 들었으며,아이들에게 이유식을 사먹이고 기차를 타고 해수욕을 떠났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는 정치적으로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시대였지만, 시대의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신문명과 구질서가 충돌하는 개화된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욕망했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OBS PD 한성환 엮음·꿈결刊)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일제강점기의 문화·사회상을 집중 조명해 당대에 대한 새로운 시작을 제시한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여 간 잊혀졌던 우리 역사의 장면들을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내 큰 인기를 얻었던 역사 특강 프르그램 OBS 특별기획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 에서 우리 근대의 변화상을 담은 여섯 가지 주제를 골라 엮어냈다. 우리 근대의 확산과 전파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라는 주제를 통해 근대 조선인들의 삶과 욕망, 신세계 조선의 변화상을 자세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일제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트로트’라는 장르가 뿌리내리고 세련된 도시 젊은이들이 듣는 노래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일본순사’가 세상에서 제일 밉고 무서운 존재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는 대목은 꽤나 흥미롭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여전히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독자들은 근대 조선인과의 삶과 욕망이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그 때의 사회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값1만4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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