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저축은행 이탈 예금 그림의 떡”

신협·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모객 절호의 기회 결국 실망만…”

저축은행 사태로 이탈된 예금이 신협·새마을금고 등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경기도내 제2금융권은 예금 유치와 모객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에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의 거래고객은 61만7천175명으로 수신액만 8조2천564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가지급금이 지급되면서 지급대상 33만여명에 대한 지급액 4조2천억원 중 상당액이 두 달 내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금융권은 저축은행 고객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수신규모가 크게 증가, 신협은 지난 2월 기준 44조7천670억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1조9천160억원이 늘었고, 새마을금고도 같은 기간 1조9천950억원이 늘어 228조5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지역 제2금융권 업계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탈 예금 유치나 고객을 신규로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용인의 한 새마을금고는 저축은행 사태 후 고객이 늘지 않았을 뿐더러, 4.5%의 정기예탁금 금리가 높다는 본사의 지적에 따라 금리 인하를 진행하면서 고객이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3%대의 시중은행 금리와의 차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성남의 다른 지점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토마토저축은행 등 성남에 본점을 둔 영업정지 은행의 고객 유입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회의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수원의 한 신협은 금융감독원이 2금융권의 적극적 홍보 활동을 제재하고 나서면서 신규 모객이 쉽지 않은데다 일부 예금자들은 5천만원까지만 보장받는 예금자보호 규정에 맞추기 위해 계좌를 2천만~3천만원 단위로 쪼개 다른 금융기관에 맡기기까지 한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지점마다 금리를 떨어뜨리는 데다 경기지역에는 해당 저축은행도 없어 예금 유입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금융위원장이 신협·새마을금고를 저축은행과 유사한 성격이 있어 위험하다고 발언함에 따라 연이은 타격이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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