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태양, 하늘 그리고 소금 … 대부도 '동주염전'을 아시나요

안산시 대부도 ‘동주염전’을 아십니까?

지난 1953년 백기범씨에 의해 개설된 것으로 알려진 동주염전은 생산 활동이 활발했을 당시에는 총 8개의 작업반을 운영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1997년 소금의 수입자유화 조치 이후 염전의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40여 개에 달하던 대부도의 많은 염전이 문을 닫게 되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안산시 단원구 동주길 67 부근 대동초등학교에서 대부황금로를 따라 선감도 방향으로 가다 보면 주유소를 지나 오른쪽 바닷가 방향으로 작은상재미길이 분기된다. 이 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동주길이 다시 분리되는 곳에 ‘바람과 태양, 하늘 그리고 소금’등 자연이 함께 어루러지는 ‘동주염전’이 있다.

동주염전이 특별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천일염의 대부분이 고무 장판에서 생산되고 있는 반면, 동주염전은 옹기로 만든 도자기를 갯벌에 깔아 친환경적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동주염전의 유래

동주염전은 일제강점기 이미 염전을 관리하던 관리사가 지어졌을 정도로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1953년 처음 문을 연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1937~1943년 사이에 쓰여진 일본인 다키하시 노보루의 기록에도 현 동주염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이 기록 시점보다 앞선 시기부터 동주염전에서 소금이 생산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보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고려 충신왕 때는 제염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도염원(都鹽院)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각 지방에서 관원의 감독하에 자유롭게 소금을 제조했던 것으로 전해오는 만큼 이 시기부터 소금이 생산됐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기 서해안은 소금을 굽기에 유리한 지형적·기후적 조건을 지닌 만큼 옛날부터 소금을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안산의 경우도 이 같은 지형적인 조건에 따라 아주 오래전부터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얻어왔다. 그러나 바닷물을 말리는 기술력이 시대마다 달랐고, 천일염 생산 기술은 근세들어 발견된 기술이어서 과거의 동주염전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동주염전과 천일염 생산 과정

안산 일대 염전은 오래전부터 품질 좋은 천일염을 생산지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제는 대부분 개발이라는 명분에 밀려 사라졌지만, 최초의 천일염전 조성지로서의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

동주염전의 천일염 제작 과정은 자연에 의존한다. 먼저 청정 서해바다의 해수를 저수지로 끌어와 저장을 한 뒤 저수지에서 갯벌 위로 해수를 끌어온다. 해수는 증발과정을 통해 염도가 높아지고, 갯벌로부터 풍부한 미네랄을 흡수하게 된다. 이 같은 증발지를 거쳐 농축된 해수는 옹기판으로 이뤄진 결정지로 옮겨져 자연적인 바람과 태양의 힘에 의해 소금의 결정채로 바뀌게 된다. 결정지에서 대파질을 통해 채염된 천일염은 소금창고에 저장되는데 이 창고에서 숙성 과정을 거쳐 간수가 빠져 쓴 맛이 적은 고품질의 소금이 탄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동주 천일염’인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기존의 전통방식 그대로 생산된 동주천일염은 과거 청와대에 납품됐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이 같은 우수성은 KEMTI(한국식품연구소)와 KAFRI(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의 인증을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동주염전 체험

동주염전에서 생상되는 소금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동주 천일염은 갯벌 위에 옹기판을 깔아 생산되는데, 옹기 사이의 틈을 통해 갯벌과 소금이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 틈으로 중금속과 같이 인체의 나쁜 영향을 미치는 성분은 갯벌이 흡수하고, 대신 갯벌이 갖고 있는 미네랄과 같은 좋은 성분은 소금이 흡수한다. 천일염은 일반 소금에 비해 칼슘과 마그네슘, 아연, 칼륨 등은 물론 몸에 이로운 성분인 미네랄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 중 동주 천일염은 다른 천일염에 비해 보다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주염전은 이처럼 최상급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자연과 소금 생성의 신비를 알려주기 위해 ‘염전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활동을 시작한 서울대학교 SIFE가 초등학생 교과과정을 고려해 기획한 체험학습은 크게 ‘동주염전 알아보기’와 ‘소금생산 체험학습’ 그리고 ‘색소금 기둥 만들기’ 등 3가지 단계로 나뉜다.

체험학습 참가자들에게는 안산의 역사뿐 아니라 문화적 자원으로서 동주염전이 갖고 있는 가치와 소금이 생성되는 과학적 원리를 직접 체험하고 색체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대부소금 명품화 및 염전체험관광 활성화 추진

안산시는 세계적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부 천일염을 명품화하고 고부가식품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는 대부 동주염전 천일염이 전통 옹기타일 바닥재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장판염과 달리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음에도 시장가격면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점을 바로 잡기 위해 국가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십분 활용, 고부가 식품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안산·시화조력발전소 준공과 서해안어촌 관광벨트 계획 등을 연계, 염전(폐염전) 경관 명소화사업을 추진해 생태체험 관광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의 균형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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