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세계증시는 유럽의 재정위기 재발의 우려감과 상품가격 상승, 그중에서도 특히 유가 상승 사이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감이 좀 잦아들면 인플레 우려, 즉 구리가격을 필두로 한 비철금속류 및 유가로 대변되는 에너지 가격들이 뛰어올라 증시의 추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스페인 등의 재정위기가 대두되어 증시가 하락하면 상품가격이 하락하여 증시의 하단을 받혀주는 형국이다.
유럽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이미 그리스사태 봉합시 많이 지적된 사항이지만, 유럽의 재정위기는 마치 타다가 잠복한 장작불처럼, 잦아드는가 싶으면 적당한 바람을 타고 다시 살아났다가를 반복하는 모양이다.
그리스를 구제하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다 두어가며 천문학적 부채탕감을 해준 모습이 모럴 헤저드로 작용해, 스페인 및 포르투갈등 여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당연히 자신들만이 희생할게 아니라 상당폭의 부채탕감을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심적태도가 기존의 긴축재정약속의 위반으로 나타나고, 이것이 또한 금융시장의 유럽재정위기 재발의 우려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위험선인 6%를 금년들어 처음으로 다시 돌파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그동안 급등하던 상품가격들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관심의 대상인 브랜트유는 125불선에서 일보 후퇴하여 118불선으로 밀려나고, 비철금속의 대표주자격인 구리는 10,000불을 넘었다가 다시 8500불 아래로 밀려나 있다.
이러한 장세하에서는 어떠한 투자전략이 유효할까? 이처럼 하나이상의 요인들이 시장을 지배할 때는, 이에 대응하는 투자수단도 하나이상이 되어야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마치 수학에서 2개이상의 변수에 대한 답을 구하려면 식이 2개이상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인플레 장세에 대응키 위해서는 유가상승, 또는 상품가격 상승에 대비하는 투자, 예컨대 원유선물 또는 구리선물의 매입, 더 폭넓게는 원자재펀드를 매입하는 반면, 유럽재정위기 재발에 대응하여서는 유로금리선물을 매도하거나, 더 폭 넓게는 유럽의 인버스 ETF를 매입하는 복합전략이 유효하다. 이같은 복합전략을 사용하면 하나의 전략에서 이익이 나는 반면 다른 하나의 전략에서는 손실이 발생하여, 이론적으로는 금리수준의 이익이 보장된다. 반면에 시장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투자전략에서 큰 이익을 보는 반면 다른 전략에서의 손실은 제한되는 유효한 투자수단으로 작용한다.
하태형 수원대 금융공학 대학원장ㆍ금감원 자문위원ㆍ거래소 시장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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