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사희(29)는 천의 얼굴이다.
이보다 더 얄미울 수 없는 밉상 시누이였다가도 한 번 망가지면 제대로 망가져 준다. 또 멍석이 깔리기가 무섭게 숨겨진 끼를 본능적으로 불사른다. 코믹 본능이라는 평범한 표현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남다른 그 에너지의 원천이 궁금할 정도다.
현재 사희는 SBS 주말드라마 ‘바보엄마’와 tvN ‘롤러코스터’에서 극과 극의 매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바보엄마’에선 진상남 박정도(김태우 분)의 여동생이자 김영주(김현주 분)의 손아래 시누이 박정은 역으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듬뿍 받고 있다.
새언니의 명품 가방을 빼앗으려 방에 들어갔다가 하희라에게 된통 걸려 도둑으로 오해 받고 육탄 공격을 받기도. 사희는 드라마 속 인물에 대해 “철없는 아이 같은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백치미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희라와의 육탄전을 비롯해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하는 지금의 시간은 사희로서 즐거운 경험이다. “함께 촬영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하희라 선배님이 워낙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소리 지르고 울고, 올라타는 씬도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게 찍었죠.”
드라마에선 밉상으로 찍혔지만 예능에서의 활약상은 남다르다. ‘롤러코스터-홍대정태’에서는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도 울고 갈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망가질수록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깍쟁이 여우같은 외모인데 망가지니 그런 걸까요? 저 역시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아요. 재미있게 잘 살아 나오면 더 좋지요.”
실제로 사희는 망가질수록 반응이 올라오는 케이스다. 그런 사희를 더욱 주목하게 한 사건 아닌 사건, SBS ‘도전1000곡’이 바로 그것이다.
가수 케이윌과 팀을 이뤄 41대 왕중왕전에 나선 사희는 긴 생머리와 청초한 미모로 등장했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완벽하게 랩을 구사한 것은 물론, 힙합댄스와 섹시댄스까지 선보이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하하. 워낙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재미있게 놀았을 뿐인걸요. 90년대 음악이 나오는데 도저히 가만히 못 있겠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녹화 하면서는 제가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방송 보고 깜짝 놀랐죠.”
평소 클럽, 나이트에 가진 않는다는 사희지만 “최근 90년대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 가봤는데 재미있더라”며 얘기만으로도 화색을 띠었다.
아직은 드라마 속 감초, 양념 역할을 주로 소화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묵묵히 “내공을 쌓아 가고” 있는 사희는 “연기는 죽을 때까지 배우는 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자리잡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툼 레이더’를 보면서 언젠가 저런 역할을 꼭 해보리라 다짐했었다는 사희. 해보고 싶은 역할은 수없이 많지만 MBC 드라마 ‘더 킹’의 하지원 같은 액션과 순수미가 가미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포부를 내비쳤다.
“예쁘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못 생겼다고 안 되는 거도 아니잖아요. 배우이건 사람이건 자기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쁘다는 칭찬도 감사하지만 ‘저 배우 매력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싶어요. 저 역시 노력할 거고요.”
<협력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협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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